정명훈 사건 정리 2: 박현정 서울시향 사태, 부인 문자 내용

전편에서 계속.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정명훈 예술감독의 추천으로 박현정 여성리더십연구원 대표를 새 대표이사에 임명한다.

삼성생명 마케팅전략그룹 전무 출신인 박현정 대표에게 서울시향의 널널한 분위기는 문화 충격이었다. 여성리더십연구원도 널널하다. 일례로, 6년차 직원에게 엑셀 문서를 정리할 것을 지시하자 직원이 자기 멋대로 알바를 고용해 처리했다고 한다(...).

정명훈 감독은 박현정 대표의 반대에 불구하고 단원복무내규를 어기고 5회의 외부 공연에 출연했고 부인이 집수리를 하는 동안 지출한 호텔비까지 청구하려 했다(...).

박현정 대표는 서울시향에 승진 제도를 도입하고 업무를 체계화하는 등 조직 정비에 나섰는데 문제는 직원들이 마음에 안 든다고 툭하면 쌍욕을 퍼부으며 자질이 의심스러운 언행을 한 것이다.

결국 박현정 대표 취임 후 사무국 직원 27명 중 13명이 퇴사했는데 능력도 없고 낙하산들도 있어 억울할 건 없다.

박현정 대표 막말 녹취록(출처: 채널A)

하지만 박현정 대표 역시 이들의 후임으로 지인들의 제자와 자녀를 채용했으며 마케팅 전문가라는 사람이 취임 1년 만에 서울시향 후원회 회원 수가 75% 줄었다(...).

2014년 10월 14일, 사무국 직원 17명은 박현정 대표를 고발하는 탄원서를 서울시에 제출하고 해임을 요청한다.

이들은 박현정 대표가 평소 직원들에게 쌍욕은 물론, '미니스커트 입고 다리로 음반 팔면 좋겠다', '술집마담 하면 잘할 것 같다'는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정명훈 감독 또한 '내 맘대로 못 해서 못 견디겠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서울시가 조사에 착수하자 박현정 대표는 10월 29일 사임 의사를 밝혔고 직원들이 이를 수용하면서 일단락되는듯 했다.

박현정 서울시향 대표이사(출처: 오마이뉴스)

그러나 다음달이 되도 박현정 대표가 사임하지 않자 11월 30일, 정명훈 감독의 부인 구순열은 백수현 비서에게 시나리오를 잘 짜서 진행해라란 카톡 문자를 보낸다.

백수현 비서는 '곽 모(39, 남) 씨를 고소인으로 섭외했다. A신문사 보도가 확정됐고 다른 기자들과도 접촉하고 있다'고 답장했다. 그녀는 구순열의 지시 사항을 탄원서를 제출한 9명의 직원들과 단톡방에 공유하며 상황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12월 1일, 박현정 대표가 사퇴 의사를 번복하자 탄원서를 제출했던 직원들은 호소문을 언론에 배포했는데 곽 씨에 대한 성추행이 추가됐다.

박현정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어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미니스커트를 입은 직원을 지적한 일은 있다. 술집마담이란 단어를 썼을 수도 있지만(...) 맥락을 봐야 한다'고 항변했다.

그녀는 폭로 배후로 정명훈 감독을 지목하며 '사조직처럼 운영된 서울시향을 바꾸는 과정에서 희생양이 됐다'고 주장했다.

12월 19일, 박현정 대표는 '호소문의 주장은 음해'라며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경찰에 제출한다. 그러자 구순열은 문자를 모두 지우라고 백수현 비서에게 지시한 후 프랑스로 도피 출국했다.

박현정 대표 기자회견(출처: 뉴시스)

12월 23일, 곽 씨를 비롯한 10명의 직원이 박현정 대표를 강제추행과 성희롱으로 고소한다. 서울시 시민인권보호관도 직원들의 성희롱, 폭언 주장을 사실로 결론 내리자 서울시향 이사회는 박현정 대표의 해임 절차에 착수한다.

박현정 대표는 성희롱 의혹을 극구 부인했으나 해임 상정을 하루 앞둔 12월 29일 자진 사퇴했다. 그리고 다음날, 서울시향 이사회는 정명훈 감독의 계약을 1년 연장한다. ^오^

하지만 2015년 2월, MBC <PD수첩>이 앞서 언급한 항공료 횡령, 셀프 기부를 통한 세제 혜택 의혹을 제기하자 애국보수단체인 <사회정상화운동본부>는 정명훈 감독을 횡령 혐의로 고발한다.

한편, 박현정 전 대표에 대한 고소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이상한 낌새를 느낀다. 폭언을 녹취했다던 여직원은 휴대폰을 분실했다(...) 하고 곽 씨는 진술이 오락가락할 뿐 아니라 14명이 모인 회식 자리에서 성추행을 당했다면서 옆에 앉은 것을 본 사람도 없었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