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선대위원장 누구? 국보위, 경제민주화, 뇌물수수

2016년 1월 14일, 더불어민주당(더민주)이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단독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했다. 김종인이 누구인지, 어떻게 그가 '경제민주화'의 상징이 됐는지 알아보자.

유신정권 시절,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김종인 교수는 정책자문역할로 경제개발계획 수립에 참여해 1978년 직장인 의료보험을 도입하는데 일조한다. 그 전에는 아픈데 돈 없으면 죽었다(...).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이 사망하자 전두환은 쿠데타를 일으키고 5.18 항쟁 직후 내각을 장악하기 위해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를 설치하는데 김종인도 전문위원으로 참여한다.

국보위의 활동내역으로는 반대 세력 정치 활동 규제, 언론인과 공직자 숙청, 삼청교육대 발족 등이 있으며 새누리당 이완구 의원도 국보위 출신이다(...).

이후 김종인 교수는 전두환이 창당한 민주정의당(민정당)에서 두 번이나 비례대표(전국구)로 당선되며 승승장구했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를 위한 헌법 개정 논의가 시작되자 그는 뜬금 없이 경제민주화를 요구하며 '균형있는 성장소득 분배를 위해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는 119조 2항을 관철시킨다.

김종인 선대위원장과 문재인 대표(출처: 연합뉴스)

전두환 반공정권에서 이런 공산당 같은 정책이 나왔다는 게 흠좀무. 경제민주화 조항은 정부 지원으로 성장한 대기업들의 독점을 견제하는 근거가 돼 이후 김종인 교수는 경제민주화의 상징이 됐다.

1990년, 그는 청와대 경제수석에 임명된지 2개월만에 '기업의 부동산 투기로 부동산 시장이 과열됐다'며 역사상 가장 강도 높은 재벌 규제로 평가받는 5.8 조치를 단행해 재벌들의 비업무용 부동산을 강제 매각시킨다.

뿐만 아니라 토지소유를 제한하고 개발이익을 불로소득으로 환수하는 것을 골자로 한 토지공개념 법안을 추진해 대기업의 반발을 샀다.

역대 가장 좌파적인 경제정책을 펼친 시기가 노태우 정권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 노태우 재평가설. 하지만 토지공개념 법안은 위헌 결정과 헌법 불합치 판정을 받고 폐지됐다(...).

1993년 구속된 김종인 의원(출처: MBC)

김종인 교수는 민정당이 민주당, 공화당과 민주자유당(민자당)으로 합당한 뒤인 1992년에도 비례대표로 당선됐지만 이듬해 김영삼 정부가 출범하자 동화은행으로부터 2억여원의 뇌물을 수수한 죄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그러나 민자당 시절 김영삼이 대선 후보가 되는 것을 결사 반대한 것에 대한 보복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김영삼 대통령은 취임 후 정적들을 죄다 쓸어 버렸다(...).

2003년, 노무현 정부 출범 직후 경제부총리 후보에 올랐지만 386들이 애국보수 국회의원 출신이라며 반대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은 김종인 교수와 사이가 나쁜 재벌들이 386을 꼬신 것이라 카더라.

하지만 다음해, 노무현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으로 헤쳐모여하면서 남은 새천년민주당의 비례대표로 출마해 당선된다. 그는 2006년 민주당이 보궐선거에서 승리하자 '이번 선거는 탄핵의 재확인'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에게 일침했다.

2011년, 김종인 교수는 안철수의 <청춘콘서트>에 초대돼 그를 처음 만나 멘토가 됐다. 하지만 서울시장 보궐선거 대신 총선 출마를 권유했을 때 '국회의원은 하는 일이 없는 사람들 아니냐'는 답을 듣고 기대를 접었다고 한다.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박근혜 후보(출처: 프레시안)

그래서 선택한 사람이 박근혜다(...). 선구안 보소. 2012년, 김종인 교수는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에 임명됐고 경제민주화 공약을 마련해 '박근혜 경제교사'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낙제

하지만 대선기간부터 박근혜 후보와 갈등을 빚더니 이후 박근혜 정권이 경제민주화 대신 창조경제(...)를 밀자 다같은 경제 이에 반발,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이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에게 토사구팽당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새누리당이 경제민주화를 실천할 것이라 믿은 것부터가 정치감각이 없다는 소리다.

정리하면 김종인 교수는 독재 정권 밑에서 경제민주화를 부르짖은 매우 괴랄한 인물로 경제이념이 더민주와 맞긴 하지만 사회적 애국보수인 그를 사회적 진보라는 정당의 선대위원장에 앉힌 것은 자기부정 같아 보인다.

그는 경제 전문가일 뿐 선거를 지휘해 본 경험이 없고 올해 76세로 체력, 기억력, 사고력이 급격히 떨어질 나이인데 선대위원장직을 수행할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실제로 안철수 의원의 탈당을 두고 '굉장히 어리석은 선택을 한 것 같다. 악수를 둔 것'이라는 실례된 발언을 했는데 김종인 교수의 더민주 입당에 대해 '건강한 경쟁 관계가 되는 것이 국민들 입장에선 바람직하다'고 평가한 안철수 의원과 대조적이다.

또한 '4년 전 기억에 사로잡혀 서로 대선 후보가 되겠다는 생각에 분열했다', '문재인 사퇴해라', '친노 패권주의를 뿌리 뽑겠다'라며 평생을 애국보수 정권에서 꿀 빨던 사람이 입당 하루 만에 훈장질하는 것도 괴랄하다.

김종인 교수의 영입은 긍정적이지만 너무 큰 권한을 줘 매우 불안한 상황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