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태 위인전 2: 친노패권주의, 3선 위엄, 최고위원

전편에서 계속.

2010년 지방선거에서 김정길 전 장관이 야권 단일 후보로 부산시장에 출마한다. 하지만 부산시당위원장인 조경태 의원은 '김정길 후보가 시당과 협력해 선거운동을 하지 않았다'며 지원에 소극적이었다.

결국 김정길 후보는 44.5%를 득표하며 낙선했고 조경태 의원는 득표율이 40% 넘은 게 미스터리라고 비아냥댔다.

김정길은 평생 부산에서만 출마해 9번을 낙선한 대선배인데 새파란 조경태가 디스하자 오랫동안 김정길과 함께한 대의원들은 피꺼솟한다. 조경태 의원이 시당을 사당화한다며 지역위원장들이 출당을 요구하는 등 당내 여론도 좋지 않았다.

결국 4개월 뒤 부산시당위원장 경선에서 조경태 의원은 듣보인 최인호 전 노무현 대통령 비서관에게 완패한다. 정동영, 손학규계가 조경태를 밀었으나 정세균계와 김정길에 우호적인 친노가 최인호를 밀었기 때문이다.

조경태 의원은 패인에 대해 '부산이 친노패권주의를 위한 전략적 요충지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즉, 의원 달랑 하나 있는 지역이 친노의 전략적 요충지다.

최인호 신임 부산시당위원장과 조경태 의원(출처: 부산일보)

이후 조경태 의원은 친노패권주의 타령을 시작했고 2012년 친노를 등에 업은 문재인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민주통합당에 입당하며 대선 후보로 거론되자 문재인과도 미묘한 관계가 된다.

민주통합당은 2012년 총선에서 낙동강 벨트(부산 야권 강세 지역)에 사활을 걸었지만 문재인 후보를 제외하고 전멸해 낙동강 오리알이 됐으며 문재인 본인도 손수조(...)를 상대로 55%를 득표하는데 그쳤다.

반면 조경태 의원은 박근혜 대표의 새누리당 지원 유세에도 58%를 득표하며 3선에 성공한다. 사하구 을은 젊은층이나 전라도 출신이 많은 것도 아니고 절대 야당에 유리한 지역구가 아니다.

그는 2011년부터 자신을 당대표, 대통령감(...)이라고 말하고 다녔는데 실제로 2012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했다. 그리고 1%대의 지지율로 컷오프에서 광탈한다.

3선 당선 순간(출처: 뉴스1)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박근혜(...) 후보에게 패하자 조경태 의원은 '문재인 후보가 의원직을 사퇴했어야 한다'고 일침했다. 그럼 조경태는 당내 유일의 부산 지역구 의원이 된다. ^오^

이어 '친박 의원들이 2선 후퇴를 선언한 것처럼 친노 세력도 정무직을 맡지 않겠다고 약속했어야 했다'고 훈계했다. 친노 네 이노오오오옴 근데 박근혜 정권에서 꿀보직은 죄다 친박이 차지했다(...).

반면 박근혜 당선인에 대해서는 밀봉 인사를 지적하면서도 열심히 의정활동하면서 국정운영 구상도 많이 한 분이라고 평가했다.

조경태 의원은 2013년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해 득표율 2위로 당선된다. 그가 떨어지면 전라도당 소리 들을까 봐 전라도 대의원들이 몰표를 던졌다 카더라.

국회의원들 사이에서는 당선 횟수가 많을 수록, 비례대표보다는 지역구 의원을 쳐 주는데 조경태 의원은 새누리당 텃밭인 부산에서 지역구만 내리 3선이라 유난히 프라이드가 강하다.

최고위원회의에서 조경태 최고위원(출처: 연합뉴스)

일례로 문재인 의원이 경남고 15년 선배에 대선 후보까지 지냈지만 조경태 의원은 '문재인 의원은 초선'이라며 자신의 의전 서열이 높다고 주장한다(...).

비슷한 이유로 11살 연상이지만 재선인 우원식 의원과도 설전을 벌였다. 우원식 의원은 조경태 의원이 안철수 신당 합류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을 두고 탈당할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얘기하나. 그런 얘기 할 거면 최고위원직을 내려놓고 해야지.라고 핀잔을 줬다.

그러자 조경태 의원이 왜 반말을 합니까. 어디 재선이 3선에게 그렇게 해요?라고 삿대질을 하며 꾸짖었고 우원식 의원은 불리할 땐 3선이고 나이 얘기하나? 나이도 어린 놈이.라고 받아쳤다.

이게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벌어진 일이다(...). 근데 조경태 의원도 2011년 국회에서 한 살 어린 강용석 의원이 당신이 위원장이야?라고 반말을 하자 젊은 친구가 싸가지가 없네라고 응수했었다(...).

조경태 의원은 부산 지역구 3선 부심이 강하고 부산시당위원장 경선에서 패배한 이후 친노를 극혐하기는 해도 기본적으로 야당 의원이었다. 하지만 2013년부터 급격히 애국보수화된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