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담화 기자회견 대본..질문지 유출, 외신 반응

박근혜 대통령의 2016년 대국민담화 기자회견이 예상대로 대본인 사실이 드러났다.

박근혜 대통령은 신비주의 컨셉이라 기자회견을 1년에 한 번, 대국민담화 자리에서 열지만 북한처럼 질문지와 답안지를 미리 준비해 정치팬들은 여과되지 않은 ㄹ혜체를 들을 수 없었다.

청와대도 이를 의식한 듯 '올해 대국민담화 기자회견은 각본 없이 진행될 것'이라 홍보해 정치팬들을 설레게 했지만 노종면 전 YTN 기자가 '기자회견 질문지가 유출됐다'고 폭로하고 해당 질문지가 기자회견 전 SNS에 스포되면서 큰 실망을 안겼다.

<로이터 통신> 서울지국의 제임스 피어슨 기자도 트위터에 '오늘 박근혜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사전에 허가된 질문 하기로'라며 실망감을 표했다.

이에 대해 미국 <워싱턴포스트>의 안나 피필드 도쿄지부장은 '한때 돈 커크 기자가 진짜 기자회견에서 노무현에게 진짜 언론인답게 즉흥적인 질문을 했었는데. 마법같았다'라고 답해 친노란 사실이 밝혀졌다.

답안지를 보고 읽는 박근혜 대통령(출처: YTN)

이어 '몇 달간 청와대에 대통령의 주요 행사에 대해 알려 줄 것을 부탁했지만 한 번도 통보받은 적이 없다'며 '대통령 기자회견에 내가 왜 제외됐는지 설명해 달라. 워싱턴포스트 독자는 신경 안 쓰나?'라고 청와대에 트윗을 날렸다.

그러자 피어슨 기자는 '기자회견에 포함됐다면, 사전에 허가된 질문을 하고 준비된 답변을 들어도 괜찮나'라며 '모든 기자회견은 고도로 연출된 행사'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피필드 지부장은 '요지는 연극이냐가 아니라 연극조차 볼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드립 보소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알라스테어 게일 한국지국장 역시 '한국 정부의 외국 언론 가이드: 연합뉴스 읽고 아리랑TV 보라'라는 트윗을 날렸다.

안나 피필드 화면에 신경쓰면 지는 거다(출처: 트위터)

참고로 아리랑TV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설립한 재단에서 운영하는 영어 종편 채널로 청와대홍보실만큼이나 중립적인 매체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자들은 질문 내용과 순서가 이미 정해져 있음에도 질문하기 전에 손을 드는 혼신의 연기를 선보였다. 반면, 박근혜 대통령은 답안지를 읽으면서 답변해 정치팬들에게 '연기자로서 프로의식이 부족하다'는 질타를 받았다.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사인 NTR NPR의 일리스 후 서울주재 기자도 '헉. 박 대통령이 사전에 기자회견 질문들을 받았나? 노트를 읽는 것 같은데(...)'라고 트윗했다.

이어 '연출이 어마어마하다. 미국 정치드라마 <웨스트윙>의 한 장면같다. 대통령에게 박수, 카메라 이동' 이라며 질문: 진실한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박근혜: 진실한 사람이 무엇인지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등 임팩트 있는 문답을 트윗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모든 답변이 끝나고 답을 안 한 게 있나요? 제가 머리가 좋으니까 그래도 이렇게 기억을 하지, 제가 머리가 나쁘면 다 기억 못 해요.라는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제임스 피어슨 기자 트윗(출처: 트위터)

오스트리아 일간지 <비너짜이퉁>의 파비안 크레츠머 기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해당 발언을 리트윗했고 피어슨 기자도 내가 머리가 좋으니까 기억을 다 하지 ㅋㅋㅋ 아휴라고 한글로 트윗했다.

실제로 박근혜 대통령은 최대 14초 동안 답안지를 보지 않고 답변을 하는 놀라운 기억력을 보여 주며 학계에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숫자를 셀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는데 6개의 질문을 받고 나서 제가 질문을 수십 개(...) 받았으니까 저도 한 개 정도는 질문을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답했기 때문이다.

질문을 한 13명의 기자들이 JTBC를 제외하고 전원 애국보수 소속이란 것은 넘어가자.

박근혜 대통령을 보고 있자면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가 생각난다. 진짜 박근혜는 병중이고 그녀와 똑같이 생긴 치킨집 할머니를 대역으로 데려온 것은 아닐까. 치킨을 데려왔을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