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현아 사건 2: 별거, 성매매, 대법원 환송파기

전편에서 계속.

아들은 몰라도 남편을 위해서라는 건 설득력이 떨어지는 게 남편 사업이 망하면서 2013년부터 별거 중이었기 때문이다.

성현아 부부는 서로는 물론, 시댁과도 연락을 끊어 시부모는 성현아의 기소 사실을 뉴스를 보고 알게 됐다(...). 그래도 시부모는 성현아를 믿는다고.

성현아는 왜 신분 노출을 무릅쓰고 정식재판을 청구한 걸까.

첫째, 약식기소되면 높은 확률로 벌금형을 받는데 그러면 성매매를 인정한 셈이 된다. 성매매는 현장(...)에서 적발되지 않는 한 대가성을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에 재판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다.

둘째, 정식재판은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형을 선고할 수 없기 때문에 처벌이 심해지지 않는다.

성현아는 변호사를 선임하기 위해 명품 가방, 시계, 예물 등을 처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은 성현아 측의 요구로 비공개로 진행됐다.

1차 공판에 출석한 성현아(출처: SBS funE)

성현아 측은 '스폰서 계약도, 성관계한 사실도 없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또, '채 씨와 재혼을 전제로 만났다'면서 '5000만 원은 채 씨가 호의로 준 것'이라 주장했다.

스타일리스트 강 씨 역시 '연예 관계자의 음해로 성매매 브로커로 매도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반면, 사업가 채 씨는 '강 씨를 통해 성관계 목적으로(...) 성현아를 만나 세 차례 성관계를 가졌다'고 진술해 이들을 슬프게 했다. 그는 성관계를 했다는 증거로 성현아의 신체적 특징(...)을 증언하기도 했다.

결혼을 전제로 만났다는 성현아의 주장에 대해서는 '당시 결혼까지 생각하고 만나던 사람이 있었다(...)'며 '성현아와는 서로 지인이나 가족을 소개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나중에 성현아가 재혼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3차 공판에 출석한 성현아(출처: 뉴스1)

2014년 8월 8일, 법원은 성현아와 채 씨에 대해 성매매 혐의를 인정하고 성현아에게 200만 원, 채 씨에게는 3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강 씨는 성매매 알선 혐의로 징역 6개월, 추징금 3280만 원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성현아, 채 씨, 강 씨, 검찰 모두 항소했지만 채 씨와 강 씨는 당일 항소를 취하했다.

항소심에서 성현아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며 눈물로 무죄를 호소했지만 강 씨가 성현아가 채 씨로부터 받은 돈을 나눠 갖기로 했다며 진술을 번복했다.

12월 30일, 법원은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인 벌금형 200만 원을 유지했다. 성현아는 대법원에 상고했다.

2016년 2월 18일,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성현아가 진지한 교제를 위해 채 씨를 만났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며 원심을 파기환송(다시 재판할 것을 명령)했다.

첫째, 성현아가 미국 여행 중 채 씨와 연락하고 옷을 선물했다. 하지만 스폰녀는 윤락녀와 달리 연락도 하고 지낸다.

항소심에 출석한 성현아(출처: 뉴스1)

둘째, 성관계 없이 성현아와 채 씨가 몇 차례 만났다. 스폰녀는 성관계 없이 스폰서를 만날 때도 있어 역시 설득력이 낮다.

셋째, 성현아가 지인에게 '채 씨가 재혼상대로 어떠냐'고 물었다. 스폰녀와 진지한 관계로 발전하는 스폰서도 있던데?

넷째, 성현아가 채 씨와 관계를 정리한 지 2개월 만에 재혼했다. 이건 채 씨가 스폰서라는 정황 아닌가(...)

강 씨는 성현아에게 성매매 알선, 채 씨는 성현아와 성매매 혐의를 인정해 구속됐었는데 두 미친놈들이 고작 성현아에게 벌금형 때리러 없는 사실을 지어냈다는 건가.

대법원에서 원심을 확정했다면 스폰서 계약을 위법으로 인정한 첫 판례, 다시 말해 스폰서 관계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될 뻔했다. 하지만 대법관들의 용단이 수 많은 아재들과 언니들을 구해냈다.

덕분에 성현아는 성매매 혐의를 벗었다. 근데 세 번 한 것은 맞다. 괴랄한 판결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성매매 합법화에 찬성하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자. 근데 채 씨는 누구와 성매매를 한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