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준열 일베 논란: 두부 심부름, 두부외상, 데모크라시, 지코

<응답하라1988>로 스타 반열에 오른 배우 류준열에게 일베충 의혹이 제기됐다.

논란의 발단은 2015년 11월 7일 류준열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이다. 암벽등반을 하는 듯한 장면으로 '엄마 두부 심부름 가는 길'이란 설명을 덧붙였지만 사실은 바닥에서 엎드려 찍은 것을 회전시킨 부장님 유머다.

당시에는 논란이 전혀 없었지만 2016년 2월 24일, 디시 야구갤러리(야갤)에서 해당 게시물이 일베 드립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일베에서 두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조롱하는 속어다. 그가 절벽에서 투신해 두부외상(머리와 뇌가 손상을 입음)으로 사망했기 때문이다. '뭔 두부를 외상으로 사 먹었다고 죽냐'라는 개드립에서 유래했다.

따라서 류준열이 절벽에서 찍은 듯한 사진에 뜬금 없이 '엄마 두부 심부름 가는 길'이라는 설명을 단 것은 일베 드립이란 것이다. 실제로 베충이들은 맥락이 전혀 안 맞는 곳에 두부라는 단어를 쓴다.

문제의 게시물(출처: 류준열 인스타그램)

류준열이 영화 <소셜포비아> 발표회에서 BJ커맨더지코의 팬임을 밝힌 것도 문제가 됐는데 BJ지코가 방송에서 일베 용어를 즐겨 쓰고 시청자들의 다수가 일베충이기 때문이다.

류준열이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에서 공금을 나누면서 '저희가 좀 데모크라시하거든요'라고 말한 장면도 논란이 일었다.

데모크라시(democracy)란 '민주주의'를 뜻하는데 일베에서는 민주화가 '제거', '비추천' 등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므로 류준열이 일베충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맥락상 '저희가 민주적이라 공평하게 나눴다'란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만물일베설

반면, 일베와 전혀 상관 없는 맥락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류준열(출처: 응답하라1988)

랑또 작가의 병맛 웹툰 <SM 플레이어> 시즌 2, 22화 <액션 심부름 모험 만화> 편은 어머니의 두부 심부름을 가는 아들의 모험을 담고 있는데 이 웹툰을 인용했을 수도 있다.

실제로 해당 게시물을 보고 가장 먼저 이 웹툰이 떠올랐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SM 플레이어>가 A급 웹툰은 아니지만 연재 당시 상위권에 오를 만큼 인지도가 있었다.

또, 2015년 11월 20일에 방영됐던 <응답하라1988> 5화에서는 류준열의 어머니 역할을 맡은 라미란이 류준열에게 두부 심부름을 시킨다.

류준열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는 류준열 팬, 일베, 여시, 메갈 열사 등이 3500개(...)가 넘는 댓글을 달면서 난장판이 됐고 대부분의 커뮤니티들은 그가 일베충임을 확신했다.

류준열은 인스타그램에 '과거 지인이 등반 사진에 <출근하러 가는 길>이란 제목을 달아 재미있다고 생각해 인용한 것'이라며 '저는 어머니의 두부와 콩나물 심부름을 가끔 했던 아들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일베가 결코 아니고 일베 언어를 사용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류준열을 극딜했던 <오늘의유머>에서도 오유가 또 류준열과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인 20년 지기가 '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좋아하는 것을 알고 류준열이 노무현 전 대통령 엽서를 선물했다'고 증언했다.

액션 심부름 모험 만화(출처: SM 플레이어)

이 외에도 류준열이 일베는 커녕 좌파란 정황이 속속 발견됐다.

첫째, 2012년 10월 애국보수들이 투표시간 변경을 결사반대했을 때 '투표시간 변경안을 놀랍게도 친박 의원들이 발의했다'라는 트윗에 왠일이래란 댓글을 달았다.

원 안이 나꼼수 컵들(출처: 인스타그램)

둘째, 집에서 지인들과 찍은 사진에는 딴지일보에서 팔았던 나꼼수 컵들이 보인다.

셋째, 201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을 그린 영화 <변호인>에 별 다섯 개 만점에 최고에요!란 영화평을 남겼다.

넷째, 일베 논란이 있기 3일 전,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고경표가 여행가방에 세월호 리본을 단 것이 화제였다'는 질문에 '나도 달 걸. 세월호는 가장 충격적인 사건 중에 하나였고 그때 진짜 많이 고민했어요. 처음으로 이 시국에서 내가 뭘 해야 하나 생각했던 사건이다'라고 답했다.

또, 영화 <더 킹>에서 조연을 맡은 이유에 대해 '한겨레가 말하고 싶은 것들을 얘기하지 않을까해서 시나리오가 끌렸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일베의 아버지 야갤에 낚인 깨시민들의 마녀사냥일 공산이 크다. 아이러니하게도 류준열은 <소셜포비아>에서 마녀사냥을 하는 BJ역할을 맡았다. 두고두고 베충이들에게 까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