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김무성 욕설·막말 녹취록, 통화상대 형님 B의원

2016년 2월 27일, '친박 핵심 인사가 김무성 대표에게 공천 살생부를 전달했다'는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의 주장이 언론에 보도되자 새누리당은 쑥대밭이 됐다.

그날 오후,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은 지인들과 술에 마시던 중 친박계 B의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윤상현 의원이 누구냐면 전두환 딸과 결혼해 군복무 하루 만에 소위로 예편한 애국보수 전사로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조카와 재혼했다.

당시 정의화 국회의장이 국가비상사태로 규정했는데 우리 윤상현 의원은 술이나 빨고 있었다. ^오^ 게다가 새누리당은 모든 의원들에게 테러방지법 표결을 위해 2시간 안에 본회의장에 올 수 있도록 대기령을 내린 상태였다.

윤상현 의원은 B의원에게 김무성이 죽여버리게. 죽여버려 이 새끼. 다 죽여. 그래서 전화했어. 형! 응. 내일 공략해야 돼. 응. 응. 응. 오케이. 형님.이라고 말했다.

김무성 대표는 한 때 유력한 새누리당 대권 후보였으나 친박에게 약점이 잡힌 이후 뒷방 늙은이로 전락해 이제는 11살이나 어린 윤상현 의원에게 '새끼' 소리를 듣는 신세가 됐다(...).

윤상현 의원은 B의원에게 내가 '당에서 가장 먼저 그런 새끼부터 솎아내라고. 솎아내서 공천에서 떨어트려 버려' 한 거여라고 덧붙였다. 공천은 공천관리위원회 관할인데 윤상현 의원이 공천에 개입한 셈이다.

윤상현 의원(출처: SBS)

윤상현 의원이 이렇게 나댈 수 있는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을 사석에서 누나라고 부를 만큼 가깝기 때문이다 근혜 누나 엑스동생.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때부터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했으며 2015년에는 청와대 정무특보에 임명됐을 정도로 실세 중의 실세다.

하지만 윤상현 의원이 B의원과 뒷담화를 까는 동안 지인은 대화 내용을 녹음하고 있었고 채널A가 해당 녹취파일을 입수해 3월 8일 단독보도했다. 종편이 박근혜 정권에 불리한 보도를 한 것이 의아할 수도 있지만 원래 채널A는 친이 성향이다.

B의원의 이름은 보도되지 않았으나 1962년생인 윤상현 의원이 반말로 '형'이라 부르는 걸로 봐 1955~61년생 정도일 것 같다. 참고로 윤상현 의원은 58년생 이정현 의원에게 반말로 형이라 부른다.

윤상현 의원은 파문이 일자 '있지도 않은 살생부 명단이 사실인 것처럼 보도돼 격분한 상태에서 취중에 억울함을 토로하던 중 실언을 했다'면서 사과했다.

2015년 10월 김무성 대표와 윤상현 의원(출처: 민중의소리)

2012년, 더민주 임수경 의원이 탈북자와 하태경 의원을 변절자로 지칭했을 때 윤상현 의원은 아무리 술이 취해도 취중진담이라는 말이 생각난다고 말한 바 있다. 따라서 윤상현 의원의 '김무성이 죽여버려. 이 새끼'란 발언도 취중진담되겠다.

김무성 대표 최측근인 김학용 비서실장은 '총선을 앞두고 당을 분열시키는 해당행위'라면서 '이런 의원이 공천을 받는다면 국민들이 새누리당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걱정된다'며 우회적으로 공천 배제를 요구했다.

하지만 친박인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은 '공천 심사에 너무 많은 요소를 넣으면 심사할 수가 없다'며 공천 배제 요구를 일축했고 해당행위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친구와 술 한 잔 먹고 한 얘기 아니냐'고 일침했다. 친구와 술 한 잔 먹고 이한구 죽여버려 이 새끼

친박 여상규 새누리당 윤리위원장도 취중 실수라면 별 것 아닐 수 있다고 쿨하게 말했다. 여상규 죽여버려 이 새끼, 취중 실수

친박 좌장격인 서청원 최고위원 역시 녹취록이 유출된 점을 두고 '세상이 참 흉악해졌다. 이게 무슨 공작도 아니고 앞으로 그런 일은 벌어져서는 안 된다'고 꾸짖었다. 우리가 남이가

김무성 대표실 앞에서 제지당하는 윤상현 의원(출처: 연합뉴스)

윤상현 의원은 김무성 대표가 전화를 받지 않자 사과를 위해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을 찾아 20여분을 기다렸으나 김무성 대표가 다른 문을 통해 퇴장하면서 무산됐다. 김무성 삐짐 뿌우 'ㅅ'

윤상현 의원은 공개 사과와 함께 '취중의 사적 대화까지 녹음해 언론에 전달하는 건 의도적인 음모'라면서 '취중 실언을 녹음해서 유포하는 건 근절돼야 한다'고 꾸짖었다. 그럼 통진당 내란음모도 취중 실언이고 이석기의 발언을 녹음해 국정원에 전달한 것도 의도적인 음모인 건가.

윤상현 의원은 '술을 많이 마셔서 누구와 대화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면서 '통화 내역을 봐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일침했다. 기억력이 누나만큼 안 좋다

하지만 '공천관리위원들한테 절대로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 청와대에는 제가 그런 험한 말을 할 수 있는 분이 없다'고 해명했다. 즉, 술을 많이 마셔서 누구와 대화했는지 기억이 안 나지만 공관위원과 청와대 핵심 인사가 아니란 것은 기억한다. 근데 실제로 술을 많이 마신다고 한다(...).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절대 아니다. 그것은 확실히 얘기한다. 저는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이 없는 사람'이라고 호통쳤다. 기억을 못 하는 것일 수도

일부 비박 의원들의 정계은퇴 요구에 대해 '대단히 황당하고 송구스럽다'면서도 정계은퇴는커녕 불출마 선언도 하지 않았다. 결국 윤상현 의원은 김무성 대표의 자택을 찾아 사과했는데 김무성 대표의 반응은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 종편들도 열심히 불을 지피며 도와 주고 있어 윤상현 의원 녹취록은 전략공천으로 벼랑 끝에 몰린 김무성 대표와 비박계의 마지막 승부수로 보인다. 김무성 대표가 손발 묶인 상태에서 영리하게 대응한듯.

어차피 윤상현 의원은 진박이라 공천받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