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부산 콘서트 폭망, 조응천 마포을 전략공천?

더불어민주당의 부산 콘서트가 주요 출연진의 불참과 정청래 의원 컷오프(공천배제)에 대한 항의 시위로 파행 속에 진행됐다.

2016년 3월 11일 저녁, 더민주는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더더더 콘서트>을 열었다. 팟캐스트 <이이제이>의 '이작가' 이동형의 사회로 문재인·정청래 의원, 표창원 비대위원, 조응천 전 비서관이 패널로 참석해 지역구 예비후보들을 소개할 예정이었다.

1월 말 같은 장소에 열린 콘서트가 대박이 났었고 총선 전 부산에서 열리는 마지막 당원 행사라 더민주는 이번 콘서트를 각별히 신경썼다.

하지만 전날 김종인 대표가 정청래 의원을 컷오프하면서 아 망했어요. 안 그래도 중앙당의 지원을 못 받아 안습인 더민주 부산시당은 항의 전화로 불통이 됐고 사이트도 뻗었다.

이날 콘서트에는 이작가 및 패널 전원이 불참했고 예비후도도 20명 중 절반 가량인 9명이 불참했다. 김종인 니갱망

이작가는 전날 방송에서 예정대로 콘서트를 진행할 것이라며 청취자들의 참석을 요청했기 때문에 그의 불참은 다소 의외다.

눈물짓는 손혜원 위원장(왼쪽)(출처: 트위터)

그가 해당 방송에서 '박영선 비대위원과 이철희 전략기획본부장이 정청래 의원의 컷오프에 개입했다'고 잘못 넘겨짚어 더민주가 컷오프 교체한 것일 지도 모르겠다.

표창원 위원은 트위터에 '정청래 의원은 형제같은 분이다. 컷오프 소식을 듣고 충격 받은 상태다'고 말한 바 있으며 현재 컷오프 철회를 요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청래 의원의 측근인 문재인 의원도 콘서트 한 시간 전 불참 소식을 통보했다.

손혜원 홍보위원장은 '조응천 전 비서관이 오해를 살 수 있어 불참했다'고 전했다. 그가 정청래 의원의 지역구인 마포을에 전략공천된다는 소문이 돌면서 가루가 되게 까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시각 조응천 전 비서관은 자신이 운영하는 정윤횟집 <별주부짱>에서 최재성 의원과 소주를 마시고 있었다. 최재성 의원이 '마포을 출마설'에 대해 묻자 그는 '나 그런 사람 아닙니다'라고 잘라 말했다고.

뮤직비디오 촬영 중인 정청래 의원과 김종인 대표(출처: 오마이뉴스)

조응천 전 비서관은 전직 공안검사에 김앤장 출신의 능력있는 변호사지만 친박에게 숙청된 뒤 '을의 입장에서 살겠다'며 뜬금 없이 식당을 차린 걸 보면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다. 근데 이 양반은 왜 부산 콘서트에 초대된 건가(...).

총선 유세 목적으로 기획된 부산 콘서트는 정청래 의원의 컷오프를 성토하는 자리로 전락했다.

당원들은 행사장 입구와 방청석에서 '정청래 떠나면 집토끼도 같이 떠난다', '새누리와 종편은 환영, 누구를 위한 컷오프인가'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피켓시위를 벌였다. 손혜원 위원장은 피켓 시위를 하는 당원을 포옹하며 같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중·영도에 출마하는 김비오 후보는 '우리는 정청래가 필요하다'란 손팻말을 들고 무대 위에 올랐고 사회를 맡은 탁현민은 손팻말을 든 청중들을 독려했다.

패널로 참석한 손혜원 위원장은 '정청래가 살아남지 못 한다면 무소속으로 출마하게 할 것이다(...). 해당 행위가 돼도 어쩔 수 없다'면서 '마포을에서 살아남으면 대권 후보가 될 것(...)'이라 덧붙였다. 슬슬 산으로

부산시 예비후보들(출처: 트위터)

컷오프 발표가 있기 전, 김종인 대표는 정청래 의원과 홍보용 뮤직비디오를 찍었는데 '정청래 의원이 컷오프되면 다시 찍을 것이냐'는 질문에 '편집하면 된다'고 답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손혜원 위원장은 '정청래만 편집 못 한다. 꼭 해야 한다면 김종인 대표도 같이 편집하겠다'고 말했다. 불과 열흘 전 '김종인 대표가 떠나면 나도 떠나겠다'고 선언할 만큼 강한 신뢰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콘서트 말미에는 더민주의 필리버스터 영상이 상영됐고 정청래 의원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가장 큰 박수가 쏟아졌다.

더민주는 13일로 예정된 <더드림 경제콘서트-헬조선, 흙수저에게 더드림>의 장소를 신도림 디큐브 광장에서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로 잽싸게 변경했다. 콘서트에는 김종인 대표, 박영선 비대위원, 이철희 전략기획본부장, 김한길 등이 참석한다.

캬~ 항의 시위할까 봐 졸렬하게 국회로 숨은 것 보소. 경제콘서트 대상이 청년층인데 국회에서 열면 청년들이 많이도 오겠다.

김종인 대표가 국민의당 김한길 의원에게 더민주 당권 주고 상왕 노릇하려다 이 지경이 됐는데 김한길이 하나 때문에 국민의당 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까지 더불어 망하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