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컷오프, 이철희·박영선 이이제이 녹취록

2016년 3월 10일, 더불어민주당이 정청래 의원의 컷오프(공천배제)를 발표한지 약 30분 뒤, 박영선 비대위원은 <더불어경제콘서트>에서 기자브리핑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때, 전략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철희 소장이 다가와 여론이 안 좋아.라고 전했고 박영선 의원은 내가 그런 얘기했지. 우리 지지자들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거든. 내가 그런 얘기를 많이 했어. 그런데 뭐, SNS나 이런 데는 안 좋을 거야.라고 답했다.

이철희 위원이 아니. 거긴 거기대로 안 좋고 언론에 보도된 것도라고 말하자 박영선 의원은 말이 안 돼. 그런 데에 휘둘리면 안 돼.라고 대답했다.

현장에 있던 기자들이 문제의 대화를 녹음했고 팟캐스트 <이이제이>가 호외 방송을 통해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이제이> 측은 우회적으로 박영선 의원과 이철희 소장이 정청래 의원의 컷오프에 개입했음을 암시하면서 더민주 관계자를 인용해 '컷오프 투표 결과가 4:4로 나왔다'고 전했다.

박영선 비대위원(출처: 노컷뉴스)

이에 대해 박영선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이이제이 팟캐스트 호외편 방송 내용이 사실과 달라 몹시 황당하다'며 '정청래 의원 한 명으로 약하다는 여론에 휘둘려선 안된다는 대화 내용이었다. 중간 대화 내용을 생략한 채 내용을 반대로 둔갑시켰다'고 반박했다.

이철희 소장도 <이이제이> 측에 연락해 '종이신문과 오프라인에서 정청래 의원 컷오프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여론이 있다고 말했더니 박영선 의원이 휘둘리지 마라고 대답한 것'이라며 '나는 공천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녹취록에서 이철희 소장이 언론을 언급했고 박영선 의원이 황당하다는 말투로 '말도 안 돼'라고 한 걸 보면 이들의 해명이 설득력이 있다.

더민주 김섣수 대변인 역시 <이이제이> 측에 '박영선 비대위원이 정청래 의원의 컷오프에 관여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고 오히려 강하게 반대했다'며 정정보도를 요청했는데 이는 다른 매체들의 보도와도 일치한다.

결국 <이이제이>는 몇 시간만에 호외 2를 만들어 반론보도를 내보냈다. 아무래도 <이이제이>가 녹음 상태 개판인 녹취록 하나 가지고 망상한 것 같다(...).

재미있는 건 더민주 측이 '컷오프 투표 결과가 4:4라는 주장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해명한 것이다. 하지만 더민주 측이 투표 결과를 부정하지 않았고 <이이제이>의 출처가 더민주 관계자인 걸 감안하면 투표 결과가 실제로 4:4였을 가능성이 더 높다.

이이제이 이동형 작가(출처: 연합뉴스TV)

4:4가 뭐가 중요하냐고? 컷오프는 공천관리위원들이 투표로 결정하는데 비길 경우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이 결정한다.

정청래 의원이 컷오프가 됐으니 투표 결과가 4:4였다면 홍창선 위원장이 컷오프에 찬성했다는 말이 된다. 게다가 홍창선 위원장은 사실상 허수아비이기 때문에 김종인 대표가 정청래 의원을 숙청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더민주는 '정청래 컷오프 박영선 배후설'을 신속히 해명했던 것처럼 정청래 의원의 컷오프와 박영선, 이종걸 의원의 단수 추천도 신속히 해명해 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