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딸 성신여대 부정입학 의혹, 뉴스타파 고소

성신여대는 2011년 정원외 특별전형인 특수교육대상자(장애인) 전형을 도입했다.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나경원 최고위원이 성신여대에서 초청 특강을 가진지 수개월만의 일이다.

그해 10월, 나경원의 딸 김 모 양은 성신여대 현대실용음악과 드럼 전공에 특수교육대상자 전형으로 지원한다. 김 양은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장애인이다.

특수교육대상자 전형은 학생부 성적 40%와 실기면접 60%로 합격을 결정해 사실상 실기면접이 당락을 좌우했다.

김 양의 면접 심사를 맡았던 이재원 교수에 따르면 김 양이 '내 어머니는 서울대를 졸업해 판사 생활을 하고 국회의원을 지낸 나경원이다'고 말했다고 한다. 응시생이 자신의 신분을 노출하는 건 부정행위로 불합격 처리된다.

하지만 심사위원장이었던 이병우 현대실용음악학과장은 '김 양이 장애가 있다. 긴장을 하면 평소 하고 싶었던 말만 하는 버릇이 있다'며 무마했다고 한다. 이병우 교수는 기타리스트 겸 작곡가로 영화 <왕의 남자>, <괴물> 등의 음악감독을 맡았다.

드럼 전공 응시자들은 반주음악(MR)에 맞춰 연주를 하기 때문에 김 양도 반주음악을 준비해 왔지만 카세트 테이프에 저장돼 있었다. 반주음악은 학교에서 지정한 파일 형태로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김 양, 정확히는 나경원 의원 부부의 책임이다.

반주음악이 재생되지 않으면 반주음악 없이 연주해야 하지만 김 양은 반주음악 없이 연주를 할 줄 몰라 실격처리될 상황에 쳐했다. 그러자 이병우 교수는 직원들을 동원해 25분 만에 카세트 플레이어를 구해 왔다고 한다.

분노의 나경원 의원(출처: 뉴스타파)

2015년 실기면접에 지각한 성신여대 특수교육대상자 전형 응시생이 실격처리된 걸 감안하면 이병우 교수는 정이 많은 사람 같다.

이재원 교수는 "이병우 교수가 채점 과정에서도 '김 양이 잘하지 않았나?'라고 말해 김 양을 뽑고 싶어하는 것 같아 최고점을 줬다"고 증언했는데 실제로 김 양은 면접에서 최고점을 받아 합격했다.

공교롭게도 3일 뒤에는 나경원 후보가 출마한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있었다. 근데 낙선했다(...).

현대실용음악과에는 김 양을 포함, 총 3명이 특수교육대상자 전형으로 합격했으나 이후에는 장애인 입학생이 한 명도 없었다.

이병우 교수는 2013년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음악감독으로 임명됐는데 스페셜올림픽 위원장이 바로 나경원이다. ^오^ <뉴스타파>의 해명 요구에 이병우 교수는 경비를 불러서 도망갔다(...).

이병우 교수(출처: 뉴스타파)

김 양이 입학한 2012년, 성신여대 심화진 총장은 대위기를 맞는다. 총장에 대한 비리 의혹을 폭로하며 퇴진을 요구하는 탄원서가 나온 것이다.

성신여대 이사회는 8명 중 5명이 심화진 총장의 해임에 찬성했지만 해임정족수 6명에는 못 미쳐 공석으로 있던 개방이사를 선임해 총장을 해임하려 한다.

개방이사는 대학평의원회가 선임하지만 대학평의원회 구성원들은 총장 측이 임명한다(...). 이사회가 개방이사 후보 추천을 미루는 평의원회 의장을 강퇴시키자 심화진 총장 측은 나경원 의원 보좌관 출신 김 모 씨를 새 의장에 임명한다.

또, 개방이사 추천위원회 위원에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나경원 후보 캠프 법무팀장을 맡았던 장 모 씨를 선임했다. 역시나 장 씨는 개방이사 후보를 결정하는 회의에 당일 불참을 통보했다.

결국 개방이사 선임은 무산됐고 해임에 찬성했던 이사 둘이 반대로 선회해(...) 심화진 총장은 해임 위기를 면했다. ^오^

심화진 총장은 빵빵한 정계 인맥으로 유명하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김황식 새누리당 서울시장후보 경선 캠프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고 2015년에는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석좌교수로 초빙했다.

나경원 의원과 성신여대 심화진 총장(출처: 뉴스타파)

김진각 전 청와대 홍보 기획 비서관관련 학위가 없음에도 문화예술경영학과 정교수로 채용했다.

심화진 총장은 자신과 측근 교직원들의 소송비용 3억 7800만 원을 교비에서 불법 지출해 업무상 횡령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심화진 총장은 사학재벌인 성신학원의 로열패밀리다. ^오^

나경원 의원은 딸의 부정 입학 의혹에 대해 하지 마세요. 하지 마시구요. 나는, 저기, 아무런 답변을, 아무 것도 안 할 거니까라고 또박또박 말했다. 그녀는 지지자들이 취재진을 막는 동안 유유히 빠져 나갔다.

<뉴스타파>는 다시 한 번 해명울 요청했지만 그녀는 화난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부들부들잼 나경원 의원 보좌관과 심화진 총장, 성신여대 측도 인터뷰 요청에 아몰랑했다.

<뉴스타파>의 보도가 나가자 나경원 의원은 잽싸게 페이스북과 블로그에 반박문을 올렸다. 그녀는 '다른 학교에도 1차 합격한 상황에서 정상적인 입시 절차를 거쳐 성신여대에 최종 합격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엄마가 정치인이라는 이유로 딸의 인생이 짓밟혔다'며 '아픈 아이를 둔 엄마로서 왜곡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고 다짐했다. 딸이 아니라 엄마가 아픈 것 같다

또, '장애인은 사회의 배려를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라면서 '장애인의 입학전형은 일반인과는 다를 수 밖에 없다'고 일침했다. 즉, 엄마가 나경원이란 사실을 밝힌 것을 눈감아 주고 교수가 직원들 동원해 카세트 플레이어를 구해 준 건 배려지만 면접에 지각하는 건 탈락이다.

그녀는 '태어날 때부터 아팠던 우리 아이가 말도 안되는 입시 의혹 때문에 또 한 번 아파야 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캬~ 반박은 못 하고 감성팔이 하는 것 보소.

나경원 의원은 <뉴스타파> 기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언론에 고소 사실을 알리며 보도에 신중을 기해달라는 문자를 보낸다. 성신여대도 <뉴스타파>에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 밝혔는데 심화진 총장 횡령 사건은 잘 해결됐는지 모르겠다.

나경원 낙선시키려 선거를 앞두고 폭로했다는 지적도 있지만 더민주 후보가 약체인 허동준이고 국민의당과 정의당까지 후보를 냈기 때문에(...) 어차피 나경원이 당선될 가능성이 99.99999%다. 그냥 나경원이 이런 인간이란 것만 알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