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김숙희 비례대표 '노무현, 자살로 과오 묻어'

더불어민주당이 애국보수 열사를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하면서 까스통 할배들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더민주는 김숙희(62) <김숙희산부인과> 원장 겸 서울시의사회 회장을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하고 당선권인 10번 이내에 배정했다.

김숙희 회장은 애초 비례대표 후보를 신청하지 않았지만 3월 19일 한 비대위원의 추천으로 다음날 공천이 확정됐다. 기껏해야 15명 정도 당선 가능한 비례대표 공천을 단 하루 만에 결정한 것이다.

김숙희 회장이 누구이길래 이해찬, 정청래, 전병헌을 쳐낸 갓종인이 이렇게 빨리 공천을 준 걸까.

그녀는 대선을 한 달 앞둔 2012년 11월, 의료 주간지인 <청년의사>에 기고한 칼럼에서 '그동안 대한민국 대통령들의 면면을 보면 군사정권에 의한 대통령, 오랫동안 치열한 정치투쟁으로 마침내 권력을 잡은 대통령, 자살로 자신의 과오를 묻어 버린 대통령, 경제 전문을 외쳤지만 경제위기를 초래한 대통령의 모습들이 떠오른다'라고 말한 바 있다.

김숙희 회장(출처: 공감신문)

'자살로 자신의 과오를 묻어 버린 대통령'이란 대목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비리를 감추기 위해 자살했다는 애국보수들의 주장과 일치한다.

'오랫동안 치열한 정치투쟁으로 마침내 권력을 잡은 대통령'은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 같은데 틀린 말은 아니니(...) 넘어가자.

그녀는 이어 이런 역대 대통령을 계승한다는 후보도 있으니 대한민국의 미래를 예측하기가 어렵다라며 박정희 전 대통령을 계승한 박근혜, 노무현 전 대통령을 계승한 문재인 대선후보를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모두까기인듯

또, '이런 오욕의 역사 속에서도 기적처럼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려는 대한민국의 상장 동력은 꼭 지켜져야만 한다'라면서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을 오욕의 역사에 포함시켰다.

서울시의사회 회장 선거 당시 김숙희(출처: 의협신문)

김대중, 노무현이 성역도 아니고 비난해도 된다. 하지만 김대중, 노무현 당에서 비례대표 받는 주제에 김대중, 노무현이 오욕의 역사라면 자기모순 아닌가? 더민주는 김종인 당

논란이 일자 김숙희 회장은 해탕 칼럼을 삭제하며 자신의 과오를 묻어 버렸다.

김숙희 회장은 애국보수답게 더민주가 추진하는 리베이트 쌍벌제(특정 의약품을 처방하는 조건으로 제약사가 의사에게 뒷돈을 줄 경우 둘 다 처벌), 신해철법(사망 또는 중상해의 의료사고 발생시 의료기관 동의 없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 분쟁 조정을 시작), 아청법(성범죄로 형을 받은 의사는 10년간 의료 행위 금지)에 모두 반대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간호협회, 대한한의사협회는 공동 성명서를 통해 '더민주가 김숙희 회장의 공천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김숙희 후보에 대한 낙선운동을 펼칠 것'이라 밝혔다.

김숙희 회장(출처: 국민일보)

김종인 영감탱이는 허구헌날 중도층 표 끌어 모은다고 입 털더니 하루아침에 4개 단체의 표를 날린 것이다(...).

하지만 더민주 중앙위원회의 반발로 김숙희 회장의 비례대표 번호는 투표로 정해졌고 그녀는 29번을 배정받아 사실상 당선이 불가능해졌다. 정치권에서는 더민주비례대표가 최대 16명이 당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써 김숙희 회장은 4일 만에 정계 입문, 국회의원 공천, 당선, 당선 취소라는 스펙타클한 경험을 했다.

그녀는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의사이자 기독교인이라 자살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해명했다. 즉, 자살에 대해 부정적이라 자살로 내몬 사람이 아닌 자살한 사람에게 부정적이다.

김숙희 회장이 당선됐다면 김종인과 더불어 더불어민주당 안에서 내부총질 쩔었을 텐데 그나마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