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구하기 여성연합 성명서, 여성연합의 정체는?

땅콩회항 사건으로 언론과 인터넷에서 가루가 되게 까이고 있는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쉴더들이 뜬금없이 등장해 큰 웃음을 주고 있다. 이들은 대한민국여성연합(이하 여성연합)의 회원들로 '마녀사냥 언론 호들갑, 조현아 죽이기 그만하자!'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주요 언론사 기자들에게 스팸메일로 배포했다.

여성연합 성명서의 원문은 너무 기니까(...) 엑기스만 추려 보았다.

  • 모든 인간은 절대 선도 악도 없다. 누구나 실수와 범법을 저지르며 살아간다.
  • 한국에서 '재벌'은 무조건 나쁘고 그들 자녀 또한 악의 대상으로 규정해 이들 잘못은 법 심판 이전에 '인민재판'으로 인격살인 조차 서슴지 않고 언론은 앞장서 흥행꺼리로 만든다.
  • 참여연대와 좌파시민단체의 마녀사냥에 언론이 앞장서자 국토부 조사권한도 사라지고 검찰도 함께 춤추며 구속영장 청구 등 살벌함이 가관이다.
  • 조현아는 지금 사회가 얼마나 무섭고 냉정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 자신의 부족함을 절감하고 반성할 것이다. 반성하고 증거 인멸했나
  • 사건 발단의 당사자인 사무장은 약자 프레임으로 영웅시 하고, 재벌 딸 조현아는 고개도 들 수 없게 만드는 언론의 무자비함을 보며 하이에나들만 득실거리는 이 사회가 정상인가? 그럼 조현아가 영웅이냐
  • 조현아는 이미 사법적 심판 이상의 사회적 처벌을 받았다.

이 아줌마들이 단체로 낮술을 쳐 마셨나하고 의아해 할 수도 있겠지만 여성연합의 구성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해가 간다.(...)

여성연합은 19개 여성 단체들의 대표들이 모여 만든 단체로, 바꿔 말하면 회원 수가 19명(...)이다. 게다가 만든 지 한 달 밖에 안 돼 정식 출범도 안 했다고 하니 쉽게 말해 그냥 친목 모임이다. 이번 성명은 이 아줌마들 몇 명이서 단톡방을 만들어서 작성했다고 한다.(...)

회원들 중 눈에 띄는 사람들이 몇 있는데 바로 엄마부대 주옥순 대표와 정의실현 국민연대 정미홍이다.

엄마부대 주옥순 대표(오른쪽)(출처: 한겨레)

2014년 7월, 세월호 유가족들의 단식 농성장에서 뽀글이 파마를 하고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자식 의사자라니요? 도가 지나치면 국민들이 외면하고 있습니다”라고 쓰여진 피켓을 들고 있던 할머니들이 바로 엄마부대다.

엄마부대의 정식 명칭은 '대한민국 엄마부대 봉사단'으로 이름만 들으면 젊은 어머니들로 구성된 봉사단 같지만... 사실은 6, 70대 할머니 40명으로 구성된 단체로 무슨 계모임인가 2013년 창립해 애국 보수 시위 현장을 휩쓸고 있다. 어버이연합의 할매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엄마부대는 이래 뵈도 애국 보수 진영의 주력 단체라고 한다.(...)

엄마부대 대표 주옥순 할머니는 뉴라이트의 간부를 역임했고,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와 박근혜 대통령의 제부 신동욱 공화당 총재와 함께 '유병언법 제정 국민연대'에서도 활동 중이다.

주옥순 할머니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동성애 단체를 후원해 청소년의 성윤리에 악영향을 끼쳤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천주교 내부의 RO 등과 같은 주옥같은 어록을 남겼다.

정의실현 국민연대 정미홍 대표는 KBS 아나운서 출신으로, 2013년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미국에서 새벽까지 술 빨고 딸뻘 되는 인턴의 엉덩이를 주물럭 거리다 들켜 한국으로 튀자 아래와 같은 발언을 했다.

정미홍(출처: 연합뉴스)
  • 윤창중이 평소에 그런 일이 있을 때 도망가는 사람이 아니다 평소에도 엉덩이를 만진 건가
  • 바쁜 일정에 새벽 5시까지 술을 마시고 이랬다는 게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 기자회견을 보니 그가 잘못한 게 별로 없다는 생각
  • 멀쩡한 사람 바보만들기 쉽다. 사악하고 이상한 인간들이 판치는 세상
  • 윤 전 대변인은 허위사실 유포 확산하는 언론과 종북 세력들 모두 법적 처벌 및 민사배상 추진하기 바란다 청와대도 종북

정미홍은 또 트위터에 세월호 추모집회에 학생들이 일당 받고 동원됐다는 괴담을 퍼트리다 걸려 망신을 당했고, 이재명 성남시장보고 종북 성향 지자체장(...)이라고 까불다 명예훼손으로 고소 크리를 먹고 500만원 벌금형을 선고받는 쾌거를 이뤘다.

정미홍은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를 보고 이정희가 자기 아들을 미국으로 유학시켰다. 이정희 아들아 가서 잘 배워서 네 어미 닮지는 마라라는 트윗을 했다가 역시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당해 졸렬하게 선고 3일을 앞두고 사과했다.

여성연합의 성명서가 언론에 보도되고 파문이 확산되자 여성연합 간사인 인지연 대표는 일부 회원들이 다른 회원들 동의 없이 단독으로 발표한 성명으로 여성연합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웬만한 병맛만화보다 이게 더 웃김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