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이상한 디스패치 오승환-유리 열애 기사

파파라치 매체 디스패치가 야구 선수 오승환과 소녀시대 유리의 열애 기사에 뜬금없이 정치 기사를 섞어 독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디스패치는 평소처럼 오승환과 유리의 데이트 장면을 몰래 찍어 단독 보도했는데, 기사에 뜬금없이 비타 500이 등장한다.

오승환과 유리는 지금까지 사랑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시즌 중이라 자주 만나진 못합니다. 그래도 힘든 경기 후에는 유리의 목소리가 비타 500이라고 합니다.

간접 광고도 아니고 비타 500이 문맥에 전혀 맞지 않는다. 기사가 보도되기 며칠 전 성완종 전 새누리당 의원이 이완구 총리에게 3000만 원을 비타 500 박스에 담아 건넨 것으로 전해졌었다. 필자가 정치병이라고 생각된다면 기사 말미에 나온 다음의 문장들을 보라.

한편, '디스패치'에서 20일 주요뉴스를 덧붙입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김기춘 前 대통령 비서실장이 19일 오승환이 있는 일본으로 돌연 출국했습니다. 그는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있습니다.

SBS 보도도 있습니다. 이완구 국무총리와 故 성완종 회장은 1년 동안 217차례 전화를 주고 받았다고 합니다. 故 성완종이 이 총리에게 153차례, 반대로 이 총리가 성 회장에게 64차례 전화를 걸었다는 내용입니다.

??????? 오승환과 유리 열애 소식에 웬 정치 기사인가?

출처: 디스패치

사실 대형 사건이 터졌을 때 국민들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충격 상쇄용 기사를 만드는 것이 역대 정부들의 관행이었다. 단순히 카더라가 아니고 해양수산부가 2014년 제작한 해양사고 위기관리 실무 매뉴얼에는 대형 선박사고가 발생하면 충격 상쇄용 기사 아이템을 개발하라는 지침이 담겨 있다(...).

충격 상쇄용 기사는 국방부가 북한에 대한 썰을 풀거나 검찰이 연예인 탈세, 마약, 도박 사건을 발표하는 방법도 있지만, 연예 매체를 통해 열애 소식을 터트리는 것도 쏠쏠하다.

파파라치 매체들이 연예인, 운동 선수의 열애 현장을 포착하면 바로 보도하지 않고 쟁여둔다 카더라. 그러다 정치권에서 사건이 터지거나 주요 사건의 판결이 있으면 모 정부 부처에서 파파라치 매체에 연락해 기사화할 것을 지시한다 카더라. 파파라치 매체는 이에 대한 댓가로 금전 사례를 받는다 카더라.

디스패치가 대표적인 파파라치 매체이고, 마침 정치적 사건으로 세상이 시끄러울 때마다 디스패치가 특종을 터트렸다보니 디스패치가 카더라의 주인공으로 자주 지목됐었다.

출처: 디스패치

더군다나 디스패치의 오승환-유리 열애 사진의 공개 시점도 의심스러운 게 디스패치는 문제의 사진을 작년 12월에 찍었다. 언제 특종을 뺏길지 모르는 상황에서 무려 4개월 동안 보도를 하지 않은 것이다. 엠바고였을 수도

결국 디스패치는 일요신문에 특종을 뺏겼다(...). 일요신문이 열애 소식을 사진도 없이 패기있게 기사화한 것 보면 디스패치가 현장 사진을 갖고 있는 것을 알고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

디스패치가 현장 사진을 확보했다는 정보가 어떻게 새나갔을까? 디스패치는 연애 사진을 포착하면 당사자들의 소속사와 협상을 통해 보도 수위를 조절한다고 한다. 따라서 소속사 관계자를 통해 기밀(...)이 유출됐을 수도 있다.

일요신문의 보도가 있은 후 약 3시간 뒤, 디스패치는 부랴부랴 오승환과 유리의 데이트 사진들을 공개했지만 일요신문 때문에 김이 빠진 것은 사실이다. 디스패치는 원래 이날 열애 뉴스를 보도할 계획이 없었지만 일요신문이 스포를 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보도했다고 한다.

신속성이 생명인 연예 매체가 뚜렷한 이유없이 오승환-유리 열애라는 초대형 떡밥을 4개월 동안 썩히다가 단독 보도를 뺏긴 것은 설명하기 어렵다. 따라서 기사 말미의 뜬금없는 이완구 뉴스는 오승환-유리 열애 사진을 충격 상쇄용으로 쟁여놨다가 스포됐다는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기사를 작성한 디스패치 나지연 기자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비타 500 드립은 노린 것이라고 시인했다. 기사 말미에 정치 기사를 넣은 것은 정치 뉴스가 열애설에 묻히면 안 되는 시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용

우연의 일치인지 그 다음 날 자정 이완구 총리가 사의를 표명했는데 거의 동시에 미국 시민권자인 방송인 에이미의 출국 명령이 확정됐다. 네이버 검색어 1위가 오승환-유리 열애, 2위가 에이미 출국 명령으로 이완구 총리 사의라는 대형 떡밥이 3위로 밀려난 것을 보면 의도야 어쨌건 이번에도 어김없이 연예인 소식이 충격을 상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