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빅 징맨 황철순, 폭행 시비 사건 전말

헬스 트레이너이자 방송인인 황철순이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황철순은 tvN 코미디빅리그(이하 코빅)에서 각 코너의 끝을 알리는 징을 치는 역할을 맡아 징맨으로도 불린다. 일부 언론에서는 그를 개그맨(...)으로 보도했는데, 그는 보디빌딩대회 세계 챔피언 출신으로 직업은 엄연히 트레이너다.

채널A는 황철순이 지난 2월 술을 마시다 옆자리 일행과 시비가 붙어 박 모씨의 안와(눈 주위 뼈)를 함몰시켰다고 단독보도했다.

채널A에 따르면 황철순이 박씨를 차량 보닛에 눕히고 얼굴과 몸을 수 차례 가격했다고 한다. 박씨는 6주 간 치료를 받아야 했고, 후유증으로 시력이 크게 나빠졌다고 주장했다. 황철순은 채널A와 인터뷰에서 많이 다쳤기 때문에 제가 사과를 드리고, 남자들끼리는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인데 저항이 심해가지고 그 때 두 대 때린 거였거든요라고 말해 가루가 되게 까였다.

황철순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통화로 그렇게 얘기했는데 앞뒤 다 자르고.. 시나리오 작가 출신인가?'라며 채널A 기자를 꼬집었다. 황철순이 페이스북과 스타뉴스에 밝힌 사건의 전말은 다음과 같다.

폭행 사건은 2월이 아닌 1월이었고, 황철순은 일행과 함께 술자리가 아니라 분식집 앞에 서 있었다. 한 차량이 황철순의 허벅지를 치고 지나갔고 황철순은 음주운전이 의심돼 차량을 지켜봤다.

징맨 황철순(출처: 코미디빅리그)

조수석에서 한 여자가 비틀거리며 차에서 내렸고 그녀는 분식집으로 들어가면서 황철순을 툭 친다. 황철순이 벙쪄서 왜 차로 치냐고 따지자 이 여성이 오히려 격분한다(...).

여성이 취한 듯 보여 황철순은 '술 먹고 운전했으면서 뭘 잘했다고 큰소리냐'고 맞받아쳤으나 황철순 일행은 여성의 상태가 안 좋인다며 그를 말린다. 하지만 여성이 빼애애액하며 소란이 커지자 황철순은 일행에게 경찰을 부를 것을 부탁했다.

그러던 중 문제의 차량에서 운전자인 박씨가 잽싸게 튀어나와 황철순을 밀쳐 넘어뜨린다. 황철순이 박씨의 다리를 잡고 일어나는 도중 이번엔 박씨가 넘어진다(...).

황철순은 박씨를 제압한 상태에서 경찰을 불러달라고 소리쳤는데 이 때, 여성이 휴대폰으로 황철순의 뒷머리를 가격해 휴대폰이 박살난다.

황철순은 뒤에서 머리를 맞아 정확한 상황을 몰랐고 이 틈에 박씨가 저항해, 위기감을 느낀 나머지 박씨를 주먹으로 두 대 때렸다. 근데 말이 두 대지 황철순 주먹은 흉기 아닌가(...).

황철순(출처: MUSCLE&FITNESS KOREA)

어쨌건 사건은 이렇게 끝났고 며칠 후 황철순은 경찰 조사를 받는다. 그는 입원한 박씨를 찾아가 한 시간 넘게 무릎꿇고 사과했고(...) 박씨는 쌍욕으로 그를 맞았다.

박씨의 사촌 누나는 박씨가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장애인이 됐다며 황철순을 꾸짖었다. 참고로 조수석에 타고 있다가 황철순의 머리를 휴대폰으로 내리친 휴대폰녀는 박씨의 약혼녀가 아니다.

황철순이 합의를 부탁하자 박씨는 5천만 원을 불렀다. 황철순이 돈이 없다며 천만 원을 제시하자 박씨는 알려진 사람이 왜 그랬냐며 훈계하며 시력이 안 좋아졌다고 말한다. 황철순은 그 천만 원도 박박 긁어서 만든 돈이라며 굽신굽신거렸고 협상은 잠시 중단된다.

그러던 중 휴대폰녀가 연락해 와 자신에게 500만 원을 주면 경찰 진술을 번복하고 박씨와 천만 원에 합의시켜 주겠다고 꼬셨다. 그리고 황철순이 휴대폰녀의 연락을 기다리는 도중 채널A가 터트린 것이다(...).

박씨는 채널A와 인터뷰에서 '나보다 덩치가 두 배나 되는 사람을 어떻게 때리겠느냐'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박씨도 상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합의금 거하게 땡기려다 검찰 견학가게 된듯.

황철순의 주장도 걸러서 들어야 하는 것이 박씨가 황철순을 차로 쳤다면 엄연히 교통사고인데 왜 고소하지 않는 건가. 또한 휴대폰으로 황철순의 머리를 내친 건 특수폭행죄인데 왜 휴대폰녀는 처벌받지 않나?

참고로 음주운전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음주 측정 요구를 하지 않은 건, 사건이 커지는 걸 원치 않은 황철순 일행이 급히 자리를 떴기 때문이다.

황철순이 잘한 건 아니지만 적어도 죽일 놈은 아니다. 박씨 역시 전치 6주의 상해는 과하긴 하지만 일방적인 피해자는 아니다. 그리고 이번 사건의 발단인 휴대폰녀에게 고소미를 먹이는 게 급선무 같다.

이 사건의 교훈이 있다면 채널A의 보도는 걸러서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