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에 감염된 의사가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을 간접 접촉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규모 감염 우려를 표명한 가운데 해당 의사가 이를 정면으로 반박해 진실게임 양샹으로 흐르고 있다.
박원순 시장은 6월 4일 저녁 10시 40분 경 긴급브리핑을 열고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판정을 받은 대형종합병원 의사가 1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자리한 행사에 참석한 사실을 알렸다.
이 의사는 삼성서울병원 외과의사인 38세 남성 박 모씨로 일명 35번 환자, 또는 메르스 의사로 불린다. 메르스 의사는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던 14번 환자와 접촉해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브리핑 직후 메르스 의사는 프레시안과 인터뷰를 갖고 반박에 나섰다. 서울시와 메르스 의사의 주장을 종합해 정리해 보았다.
서울시는 메르스 의사가 5월 29일부터 경미한 메르스 증상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반면 메르스 의사는 중학교 때부터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아 과로하면 기침이 심해지는 체질인데 문제의 증상은 알레르기성 비염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30일 오전 9시부터 3시간 동안 삼성서울병원 대강당에서 열린 심포지엄에 참석했다. 기침이 심해졌지만 저녁 7시에 1565명이 모인 개포동 주공아파트 재건축조합 총회에 30분간 참석했다.
그리고 다음 날인 31일, 메르스 증세가 급격히 악화됐다. 서울시는 메르스 의사가 오전 9시부터 1시간 동안 또 다시 삼성서울병원 심포지엄에 참석한 것으로 발표한 반면, 그는 몸상태가 안 좋아 신청만 하고 참석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당일 저녁, 그는 삼성서울병원에 격리됐다. 서울시는 메르스 의사가 6월 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는데 반해 그는 2일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가 1일에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이 보건복지부에 의해 확인됐기 때문에 서울시의 발표가 옳았다.
메르스 의사와 서울시 간의 핵심 쟁점은 그가 언제부터 메르스 증상을 보였냐는 것이다. 그는 29, 30일에는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만 있었을 뿐 메르스 증상은 없었다고 강변했다.
메르스 의사는 자신이 의사임을 강조하며 메르스 증상을 알고 있다고 말했지만 그는 외과의사이지, 호흡기 전문의가 아니다. 실제, 서울 한 대학병원의 호흡기 내과 전문의는 프레시안과 인터뷰에서 메르스 초기 증상과 알레르기 비염 증상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메르스 의사는 31일 전에는 기침만 했지만 31일 부터 가래가 나오고 열이 나면서 메르스를 의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후 YTN과 인터뷰에서는 29일부터 가래가 나왔다고 말을 바꿨다.
29일 시작된 기침과 가래가 31일부터 심해지면서 메르스 증상이 나타났는데 상식적으로 29, 30일의 증상은 메르스 증상의 전조라고 보는 게 맞지 않나? 29, 30일에 했던 기침과 가래는 알레르기성 비염이고 31일부터 한 기침과 가래는 메르스란 말인가(...). 착한 기침이랍니다. 글 내려 주세요.
메르스 의사는 31일 이전에 메르스 증상이 없었다는 근거로 자신의 아내가 메르스 음성 판정을 받은 사실을 들었다. 그러나 메르스 전염은 복불복이므로 31일에 이전에 메르스 증상이 없었다는 근거가 되지 못 한다. 국내에 18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메르스 감염자와 접촉해 격리됐지만 실제로 전염된 사람은 50명 미만이다.
삼성서울병원의 응급실에서 진료받았던 14번 환자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자 29일 응급실을 소독하고 질병관리본부가 메르스 의사를 진단했다. 그는 이 때부터 이미 기침과 가래 증상을 보였는데 메르스를 의심 안 한 건 본인 책임도 크다.
메르스 의사는 '대한민국 의사로서 양심을 걸고 박원순 시장과 서울시가 주장한 개념 없는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하지만 메르스 의사에 따르면 5월 29일 기침, 가래가 있었고 30일 심포지엄과 조합 총회에 참석했는데 다음 날 본격적인 메르스 증상이 시작해 6월 2일(실제로는 1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그럼 메르스로 의심되는 증상이 있는 상태에서 불특정 다수와 접촉한 건 빼박캔트 사실인데 메르스 의사는 왜 화가 난 것인가(...). 아몰랑!!!!!!!!! 그냥 서울시 자체가 짜증나ㅜㅜ
그는 '박원순 시장과 서울시가 부정확한 정보로 시민의 불안을 부추겨 자신은 엉뚱한 희생양이 됐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하지만 부정확한 정보를 수집한 건 메르스 의사를 인터뷰한 질병관리본부이고 이 부정확한 정보를 서울시에 전달한 건 보건복지부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메르스 의사에게 5월 29일 처음 미열이 나타났다가 30일 기침이 있었고, 31일에는 체온이 올라가고 기침, 가래가 심해졌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근데 왜 질병관리본부와 보건복지부에는 찍소리도 못 하지? 아몰랑!!!!!!!!! 그냥 박원순 자체가 짜증나ㅜㅜ
또, 서울시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전화 한 통 없었다며 박원순 시장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호통쳤다. 하지만 그는 프레시안, YTN 인터뷰에서 말한 얘기가 달라 본인부터 사실관계를 헷갈리고 있다(...).
백 번 양보해 메르스 의사의 주장이 사실이더라도 서울시는 정부기관인 보건복지부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은 죄 밖에 없는데 정부의 말을 믿지 않으면 괴담 유포라면서?
이건 진실게임이 아니라 메르스 의사가 쏟아지는 비난에 대한 면피용으로 만만한 박원순에게 땡깡부리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메르스 의사, 아니 35번 환자가 따져야 할 곳은 서울시가 아니라 질병관리본부와 보건복지부다. 이분들은 너무 무서워서 안 됨
이 양반이 닥치는 대로 종편과 전화 인터뷰를 한 걸로 봐 누가 옆에서 코치해 주는 것 같기도 하다. 메르스 의사는 삼성서울병원 소속이고, 이곳은 메르스 발생 병원이다. 그의 발언은 삼성서울병원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병원 측의 허락 없이 멋대로 인터뷰할 수 없다. 그의 말을 걸러서 들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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