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국회의장 보좌관 아들, 청와대폭파 협박 파문

노숙자가 될 위기에 처한 김기춘 비서실장(출처: 노컷뉴스)

2015년 1월 17일, 한 트위터 계정에 대통령 자택 폭파 예정, 김기춘 비서실장 자택 폭파 예정이라는 임팩트 있는 글들이 올라 와 경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수사에 착수했다. 안 그래도 동네북인 김기춘 옹은 이제 집까지 날라가게 생겼다.(...)

그로부터 일 주일이 지난 25일 새벽 2시 39분, 청와대 민원실 ARS에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자가 5차례 전화를 걸어 청와대를 폭파하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 남자는 오늘 정오까지 의지를 보여주지 않으면 청와대를 폭파하겠다고 말했는데 무슨 의지인지 설명 해 주지 않아(...) 청와대의 애를 태웠다.

괴한의 상태가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았지만 박근혜 대통령과 관련된 문제라 군과 경찰특공대 폭발물처리반이 일요일에 TV도 못 보고 왼종일 뺑이를 쳤다. 경찰은 발신번호를 추적한 끝에 프랑스에서 걸려 온 국제전화(...)임을 확인했다.

하지만 경찰은 18일, 이미 트위터 협박범의 신원을 알고 있었다. 협박범은 22세의 강 모 씨로 대학 재학 중 입대했으나 정신질환으로 의가사제대 후 부모 몰래(...) 프랑스로 출국해 미귀가 신고 상태였다.

강 씨는 현재 프랑스 파리의 한 게스트하우스에 체류 중이며 돈이 떨어져 한국대사관에 지원을 요청했었다.(...) 경찰은 21일 강 씨의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인터폴에 수배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출처: 노컷뉴스)

그런데 놀랍게도 강 씨의 아버지가 현직 국회의장 보좌관이었다. 강 비서관은 정의화 새누리당 의원이 국회의장으로 취임한 2014년 6월부터 국회의장실 소속 4급 보좌관으로 근무해 왔다.

강 비서관은 23일 사표를 쓰고 24일, 아들의 귀국을 설득하기 위해 프랑스로 날라갔다. 여기까지는 경찰이 어떤 발표도 하지 않아 사건은 조용히 묻힐 했다.

그러나 강 비서관이 프랑스에 미처 도착하기 전, 강 씨가 청와대 민원실에 전화하면서(...) 청와대가 발칵 뒤집어지는 바람에 사건이 언론에 알려지고 말았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번개같이 사표를 수리한 걸로 봐 진화에 들어간 것 같다. 사실, 정신질환을 앓는 아들의 돌발행동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은 옳지 않다.

하지만 대한민국 3부요인 중 하나인 국회의장의 보좌관의 아들이 대통령과 대통령비서실장의 집을 날린다는 것도 모양새가 우습지 않나.(...) 협박범이 야당 의원 보좌관의 아들이었다면 JTBC를 제외한 종편들은 아마 꽹과리를 치고 있을 것이다.

강 전 비서관은 안 그래도 아들 때문에 속이 썪을 텐데 졸지에 4급 공무원 자리까지 날라가서 유감이다. 하지만 그 자리는 정의화가 꽂아 준 것인 만큼 일이 잠잠해지면 다른 곳에 꽂아 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