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대나무숲, 체대·체육학과 똥군기 고발

가천대학교 체육학과 학생들이 후배들을 상대로 가혹행위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뭘 새삼스레

2015년 10월 22일, 가천대학교 익명 페이스북 페이지인 <가천대 대나무숲>에는 체육학과 15학번 학생이 학과내 부당대우를 폭로하는 글이 올라왔다.

신입생들은 입학 초 매일 아침 8시와 오후 5시에 집합을 해 선배들로부터 폭언을 들었고, 결석자가 발생하면 전원이 천장을 본 상태에서 고개를 드는 기합을 받았다고 한다.

3개월 마다 예고 없이 새벽에 모든 학번들이 모이는 전체집합이 있었는데 이 자리에서 일부 12학번 학생들이 자신보다 5살 정도 많은 14학번에 후배에게 쌍욕과 함께 인격 모독을 했다고 한다.

일부 신입생들은 미개한 학과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 하고 과활동을 하지 않는 아웃사이더가 됐다. 하지만 교수 지시로 아웃사이더 명단을 작성해 이들을 장학금에서 제외시킨다고 한다.

아웃사이더가 과잠바를 입고 다니면 선배가 과잠바를 찢어버리겠다고 위협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출처: 복학왕

또, 한 신입생이 라섹 수술을 받아 선글라스와 슬리퍼를 착용했다가 선배로부터 무거운 짐을 옮기는 징계를 받았다고 한다.

글쓴이에 따르면 체육학과 학생들은 의무적으로 학교 축제에 참여해야 하고 학과 축구대회에도 뒤지기 싫으면 오라며 응원을 강요해 알바를 여러 번 빠져야 했다고 한다. 한 학생은 알바를 빠지기 어렵다고 사정을 말했으나 선배가 '안 되면 되게 하라, 알아서 판단 잘해라'고 답했다고 한다.

글쓴이가 폭로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같은 과 친구가 편의점에서 술을 마시다가 11학번 조교에게 빰을 4차례 맞았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나서다. 그는 '등록금을 400만 원이나 내고 학교를 다니는 건지 모르겠다'며 평범한 대학생활을 하기를 희망했다.

그러자 <가천대 대나무숲> 관리자에게 해당글을 내려 달라는 체육학과 선배님들의 문자가 빗발쳤고 관리자는 한 번만 더 그런 부탁을 하면 이들이 보낸 문자들을 까 버리겠다고 경고했다(...).

가천대학교(출처: 한국대학신문)

결국 체육학과 10학번 졸업반 선배님께서 나섰다. 그는 보다보다 시발 얼탱이가 없다며 '교수들의 지시로 집합시키는 것인데 왜 죄 없는 애들이 욕을 먹어야 하냐'고 일침했다. 즉, 누가 시켜서 나쁜 짓을 하면 나는 죄가 없다.

그는 '시키는 선배들도 원치 않는다'면서 '우리가 선배가 되면 이러지 말자'던 학생들이 1년 후 똑같은 일을 반복한다고 주장했다. 또, 교수가 바뀌지 않는 이상 신입생들도 똑같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선배님은 '아무 것도 모르는 신입생들이 선배들이 괴롭힌다, 군대놀이 한다고 하는데 나쁜 사람들 거의 없다'고 일침하며 '진상도 모르면서 가만히 있는 사람까지 욕먹게 하지 말 것'을 부탁했다.

또 다른 선배도 '단면만 보고 체육과 전체를 욕하는 것을 보고 안타깝다'며 거들었다. 그는 조교가 신입생을 구타한 현장에는 토하는 학생들 챙겨 주고, 술을 강요하던 조교를 말리던 학생들이 더 많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집합이 잘못됐다는 것 알고 있고, 후배들 혼내고 싶지도 않지만 교수들의 지시로 어쩔 수 없이 한다'고 토로했다. 즉, 나는 착한데 교수가 나쁘다.

출처: 레바툰

그는 학생들이 밖에서 체육학과의 이미지를 실추시키지 않도록 군기가 존재한다고 해명했지만 밖에서 체육학과의 이미지가 병신인 이유가 바로 똥군기 때문이다.

글쓴이는 대다수 선배들이 집합 후 후배들을 연락해 '수고했다, 미안한다, 더 잘해 보자'고 격려하거나 같이 밥을 먹으며 단합심을 키운다고 주장했다. 언제는 집합하기 싫다면서 이제는 단합심을 키운단다(...).

그는 '어디를 가던 시스템이란 것이 존재하고 시스템을 갈아 엎을 수 없다면 후배들이 학교 다니기 편한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글을 맺었다. 똥군기가 있어 후배들이 학교 생활하기 매우 편할 듯.

종합해보면 똥군기의 원흉은 체육학과 교수들이란 말인데, 나이 처먹고 잘하는 짓이다. 하지만 교수의 지시를 따른 선배들 또한 공범으로, 두 선배 모두 피해 학생들에게 어떤 사과도 하지 않을 걸 보면 똑같은 인간들이다.

체대의 악습은 군대와 비슷하다. 교수들이 학생 시절 받았던 부당함을 고스란히 후대에 대물림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때는 훨씬 심했다고 자위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