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 쿠팡맨 사칭 사건 '혼자 사는 여자 찾아간다'

쿠팡 광고(출처: 쿠팡)

한 일베 열사가 쿠팡맨을 사칭해 범죄를 암시하는 듯한 글을 남긴 사건이 발생했다.

쿠팡은 국내 소셜 쇼핑 사이트 1위로 업계에서는 유일하게 배송을 택배 업체에 위탁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운영한다. 쿠팡에 고용된 택배 기사를 쿠팡맨이라 부르는데 업계 최고의 대우를 받기 때문에 서비스가 일반 택배 기사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2015년 10월 20일, 건전 애국보수 커뮤니티 일베에는 삐믹몬이란 닉네임을 쓰는 회원이 아래의 댓글을 달았다.

나 현직 쿠팡맨이다. 퇴근은 8시에 해서 돈 쓸 곳은 없다. 간혹 꿀잼이 쿠팡 이용이 봊이들이 많이 이용해서 혼자 사는 년들 주소 지금 다 적고 있다. 일 그만 두고 새벽에 찾아갈꺼^^

박근혜 대통령 만큼이나 비문이 많아 번역이 필요하다(...). 해석하자면 '나 현직 쿠팡맨이다. 퇴근을 8시에 해서 돈 쓸 데가 없다. 여자들이 쿠팡을 많이 이용하는데 혼자 사는 여자들 주소를 지금 적고 있다. 일 끝나면 새벽에 찾아 갈 거다' 정도가 되겠다.

한 회원의 '죄는 짓지 말고 살랬지?'란 댓글에 삐빅몬은 새벽에 찾아가는 죄 짓는 거임? 솔직히 생수 시키는 년들 다 죽인다라고 답했다.

쿠팡맨(출처: 쿠팡)

다른 회원이 '오유에서 분명히 퍼간다'고 경고하자 삐빅몬은 퍼가라 해ㅋㅋ (쿠팡에서) 짤리는 순간 돈을 몇 천만 원 들어서라도 퍼간 새끼 신상 찾아서 칼로 갈기갈기 찢어 죽일 거니깐^^이라며 허세를 부렸다.

삐빅몬의 글은 오유로 퍼가지는 않았지만 페이스북과 여초 커뮤니티에 퍼져 큰 논란이 됐고 쿠팡에는 사실 확인 문의가 빗발쳤다. 쿠팡 측은 '쿠팡맨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고객들의 불안을 조성했다'면서 단호히 대처할 뜻을 밝히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소식을 접한 일베는 삐빅몬이 전라도 출신일 것이라며 전라도를 비난하거나(...) 좌파들의 분탕질이라며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일베의 자매 커뮤니티인 메갈리아는 해당 기사의 댓글을 선점해 한국 남자들을 싸잡아 비난했다(...). 둘이 사귀냐

똥줄이 탄 삐빅몬은 24일 쿠팡에 연락해 와 '자신은 쿠팡맨이 아니며 장난이었다'고 자수했고(...) 쿠팡은 그의 신원 정보를 경찰에 넘겼다. 빼박 영업방해죄라 형사 입건은 100%고 쿠팡 측이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지만 베충이가 뭔 돈이 있겠나.

자수 소식이 알려지자 일베는 삐빅몬을 조롱하면서도 '이래도 일베가 애국보수라서 욕 먹는 거냐?', '일베는 진짜 사회의 쓰레기들이 모인 느낌이다'라며 자성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일베 열사의 희생으로 나무위키에 기록된 일베의 사건/사고 항목에 한 줄이 추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