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학교 체육학부(구 체육학과) 학생회가 학부 행사비로 7만 원을 사실 상 강제 징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체대가 또
2015년 11월 5일, 인천대학교 익명 제보 페이스북 페이지인 <인천대학교 대나무숲>에는 체육학부 학생회가 주최하는 '체육인의 밤', 일명 과밤의 행사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글이 올라왔다.
체육학부 과밤은 매년 교내 체육관에서 열리는 총동문회 행사로 초대 가수 같은 것도 없고 저학년 학생들이 장기자랑을 하며 분위기를 띄운다 잠깐 눈물 좀 닦고. 똥군기가 강한 체육학부 특성상 재학생들 전원이 참여하고 저학년 학생들은 주말에도 학교에서 장기자랑 연습을 해야 한다.
과밤비로 불리는 과밤 행사비는 무려 1인당 7만 원으로 인천대에는 과밤비 없는 학과들이 많고 다른 행사비도 많아야 2만 원이 넘지 않는 걸 감안하면 7만 원은 창렬이 아니라 미친 수준이다. 게다가 체육관과 무대 장비는 무료로 대여하고 무대 설치는 학부생들이 직접 하므로 비쌀 이유가 없다.
피치 못 할 사정으로 불참하더라도 불참비를 내야 하며 불참비를 내지 않으면 '과생활을 하지 않는 걸'로 간주돼 체육학부 행사 참여가 금지되고 장학금도 받지 못 한다.
체육학부 정원 120명 중 과생활을 하는 학생들이 약 100명이니 과밤비 수입은 총 700만 원이고 여기에 학과로부터 150만 원을 지원받는다.
학생회 측은 3만 원은 출장 부페비, 나머지는 장기자랑에 참여한 학생들의 회식비와 동아리 지원금에 사용된다고 해명했다. 그럼 신입생들이 납부한 기성회비 96000원은 어디다 팔아 먹었냐(...). 게다가 인천 지역 출장 부페비는 비싸 봐야 2만 원 전후라고 한다.
재학생들은 익명으로 '없는 형편에 7만 원 내는 것이 너무 힘들다', '부모님에게는 과밤비가 3만원이라 말하고 나머지는 내가 충당하겠다', '알바로 번 돈은 생활비로도 빠듯해 부모님에게 손을 벌려야 돼 너무 죄송하다'며 높은 과밤비를 성토했다.
이들은 '영수증을 제시하던가 과밤비 줄여 달라', '양심적으로 가격을 책정하라', '영수증 제시 못 하면 고소장 준비하라'라는 등 시정을 요구했다.
체육학부 선배들은 제보자 색출에 나섰지만 실패로 끝났고 평소 즐겨찾던 <인천대학교 대나무숲>에서도 자취를 감춰 쓸쓸함이 더했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졌지만 체육학부 학생회도 어떠한 해명이나 반박도 없이 아몰랑하다가 학부생 전원에게 11월 8일 오전 8시에 체육관에 집합할 것을 지시한다. 집이 멀어 아침 일찍 오기 힘든 학생들은 전날 친구 집에서 잘 것도 주문했다.
집합 소식을 들은 한 재학생은 '이곳은 지옥같다. 벗어나고 싶다'고 말했고 다른 학생은 '돈은 돈대로 나가고 몸은 몸대로 상해 회의감이 든다'고 푸념했다.
한 13학번 선배는 후배들에게 '대나무숲에 올릴 새끼는 당당하게 못 하겠다고 말하고 과생활하지 마라'면서 '대나무숲에 글을 올리는 것 자체가 자기 얼굴에 똥칠하는 것'이라고 꾸짖었다. 근데 해당 카톡글도 대나무숲에 올라왔다. 우왕ㅋ굿ㅋ
그러자 한 인천대생이 집합 장면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리겠다고 선언했고(...) 다른 인천대생은 집합 사실을 경찰서에 신고했다.
학생회는 잽싸게 집합을 임시총회로 바꾸고 학과 사무실에도 보고했다. 집합 당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불법행위가 있을 시 엄벌을 약속하면서도 '단합을 위한 체육과 전통 아닌가. 나도 운동부 출신이라 잘 안다(...). 즐거운 시간 보내라'며 쿨하게 돌아갔다.
학생회장은 과밤비 논란에 대해 해명하며 대나무숲에 올리지 말고 직접 찾아 와 말할 것을 주문했고 학생들은 반팔과 추리닝 차림으로 눈을 감은 채 차렷 자세로 경청했다.
총학생회와 달리 단과대와 학과 학생회는 자체적으로(...) 감사를 하기 때문에 공금횡령이 공공연하게 이루어진다. 특히 인천대 체육학부 학생회는 총무가 없고 지금까지 한 번도 지출 내역서와 영수증을 공개한 적이 없다.
한 08학번 어르신 타과대생은 과거 체육학부생들에게 들은 얘기라면서 '과밤비에서 쓰고 남은 돈은 집행부와 학생회 관계자들이 유흥비로 쓴다'고 주장했다. 현 체육학부생도 전 학생회장이 재임 중 차를 바꿨다고 주장했다. 참고로 현 학생회장은 마티즈를 타고 다닌다.
인천대 체육학부는 매년 그 해의 최고학번에서 학회장이 나오고 바로 밑학번에서 부학회장이 나온다. 따라서 2015년은 학회장이 10학번, 부학회장이 11학번이 된다.
복수의 증언에 따르면 체육학부는 모든 악습과 부조리는 학회장, 부학회장 학번에서 이루어지고 나머지 학번들은 다들 비슷한 처지라 아무 힘이 없어 체제에 순응하게 된다고 한다.
한 12학번 재학생은 경찰에 신고도 해 보고 총학생회에도 알려 봤지만 선배들로부터 '시간 지나면 조용해진다'는 답변만 들었고 아무 것도 달라 진게 없어 체념했다고 밝혔다. 그는 '1학년 때에는 과밤비를 내는 것이 꺼려졌으나 지금은 별 생각 없이 내버렸다'고 토로했다.
총학생회가 나서야 할 사안이지만 총학생회와 단과대 학생회는 형님, 아우 하는 사이고(...) 자칫 유권자인 해당 체육학부생들이 등을 돌릴 수 있기 때문에 못 건드린다.
인천대 체육학부의 명예가 걸린 문제임에도 교수들이 버로우 중인 걸 보면 과밤비 7만 원의 용도가 짐작이 간다. 빼박 공금횡령각이라 고소하면 어느 선까지 잡혀 갈 지가 앞으로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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