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주공 아파트 입주자대표 살해 사건 정리

이태원주공아파트 범죄 현장(출처: SBS)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안에서 아파트 운영 문제로 갈등을 빚은 입주자 대표가 주민에게 폭행당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2015년 11월 11일 오후 4시 50분, 이태원주공아파트의 입주자 대표 73살 A씨는 전 입주자 대표의 남편 68살 조 모 씨와 단지 내 공원의 정자에서 말다툼을 벌였다.

이 아파트에서 14년을 함께 살았던 이들은 2년 전, A씨가 당시 입주자 대표였던 조 씨 부인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새 입주자 대표로 당선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이후 조 씨 부인은 A씨의 운영 방식을 문제 삼았고, A씨는 인수인계 과정에서 조 씨 부인에 대한 횡령 의혹을 제기하며 골이 깊어졌다.

조 씨의 부인은 A씨에게 쌍욕을 하다가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고 그녀 역시 A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조 씨의 부인은 최근 정계 복귀를 선언하고 동대표 선거에 출마했지만 선거관리위원들이 총사퇴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부인이 명예훼손 혐의로 벌금형을 받자 이에 앙심을 품은 조 씨는 실랑이 끝에 A씨의 목을 졸라 쓰러뜨리고 얼굴과 머리를 주먹과 발로 마구 때려 의식을 잃게 했다.

이태원주공아파트(출처: KBS)

A씨는 10분 후 목격자 신고로 출동한 구급대원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했다. 경찰은 조 씨에 대해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태원주공아파트는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저층 아파트로 8개 동, 130세대로 구성돼 있다. 이 아파트는 세대 수가 적어 관리소장이 없고 입주자 대표 회의가 모든 예산을 집행한다.

현지 주민에 따르면 아파트가 1993년에 완공돼 공사 수요가 있기 때문에 회장직에 목숨을 거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아파트 입주자 대표는 아파트 내에서 최고 권력자다. 활동비, 회의 참석비 조로 한 달에 2~60만 원 정도를 받을 뿐이지만 경비용역, 청소용역, 알뜰시장, 어린이집 등의 사업자를 선정하고 각종 보강 공사를 결정할 권한이 있기 때문에 비리가 많은 아파트일 수록 서로 입주자 대표를 하려 든다.

아파트 입주자 대표가 관리사무소 업체 선정은 물론, 직원들의 송년회비, 휴가비 등도 승인하므로 관리사무소는 철저한 을의 입장이며 입주자 대표 말 한 마디에 직원들이 잘리기도 한다.

이태원주공아파트에 설치된 폴리스 라인(출처: KBS)

일부 입주자 대표들은 업체들로부터 접대, 리베이트는 물론 관리사무소장과 결탁해 공사비를 부풀려 뒷돈을 챙기기도 한다. 입주자 대표가 바뀔 때마다 수억대 공사를 하는 것도, 재임에 실패한 입주자 대표가 새 아파트로 이사해 다시 입주자 대표로 출마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입주자 대표의 임기는 보통 2년이지만 투표율이 10%(...)대이기 때문에 장기 독재가 가능하고 돈이 되는 자리라 선거 운동 중에 후보 비방은 물론, 학력 위조(...) 사례도 있다.

조 씨 마누라는 이미 명예훼손으로 빨간 줄을 그었고 조 씨 또한 폭행치사는 빼박 징역형이라 늙으막에 전과자 커플이 됐다. 조 씨는 교도소에서 수감자 대표 자리를 노리는 것도 좋을 듯.

2년 전까지 입주자 대표로 지내면서 꿀을 빨던 조 씨 마누라는 최근 동대표 선거에 나서면서 마지막 한 방울까지 빨려 했으나 서방이 살인자가 되는 바람에 이사 가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태원주공아파트에 급매물이 나오면 눈여겨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