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다문화가족 달력 천황탄생일.jpg

경남도청 2016년 다문화가족 달력(출처: 페이스북)

경상남도청이 발행한 '2016년 다문화가족 달력'에 일왕의 생일이 천황탄생일로 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달력의 12월 23일에는 작은 글씨로 천황탄생일이라고 쓰여 있다. 일본에서는 국왕을 '하늘의 황제'란 의미로 천황이라 부르며 현 일왕인 아키히토의 생일인 12월 23일은 천황탄생일이라 하여 법정 공휴일로 지정돼 있다.

경남도청 여성가족정책관실 다문화계가 제작한 이 달력은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일본, 중국 등 5개 국가의 명절과 기념일이 표시돼 있어 일왕 외에도 캄보디아 국왕 생일도 등장한다. 러브라이브 멤버들 생일은 없냐

5개 국가의 선정 기준은 경남에 거주하는 국제 결혼 여성들의 주요 출신국들인 것으로 추정되는데 일본이 들어간 것은 의외다.

다문화가족 달력은 총 1000부가 발부돼 다문화가족 지원센터 소속 교사들이 다문화가족을 방문해 한국어 교육을 하면서 전달해 줬다. 근데 경남도청은 무상급식할 돈도 없다면서 이딴 건 왜 만드나(...). 올해 예산은 다 써야지

박근령(출처: YTN)

일본 국왕의 국내 정식 명칭은 일왕이고 국내 지자체가 발행한 달력인 만큼 일왕탄생일이라 표기하는 것이 맞다.

일왕을 '천황'이라고 한 게 뭔 대수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동해를 '일본해'로 지칭하는 것 만큼이나 정체성의 문제다. 일왕은 일본인들에게나 천황이지 한국인들에게는 금수저 할배일 뿐이다.

이에 대해 경남도청 관계자는 자신도 다문화가족이라면서 '일본에서는 기념일이다. 절대 나쁜 의도는 아니었다'고 항변했다. 기념일이고 다 좋은데 번역은 똑바로 해야 하지 않나. 하지만 논란이 커지자 전량 회수키로 결정했다(...).

담당자가 시말서 한 장 쓰면 될 해프닝으로 별 일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친동생 박근령이 일본 포털사이트와 인터뷰에서 전범 히로히토를 가리켜 작고하신 히로히토 천황폐하께서라며 극존칭한 것에 비하면 애교 수준이다.

졸렬하게 이걸로 홍준표 경남지사 까지 말자. 도지사 허락 맡고 달력 찍는 건 아니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