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택시 감차' 사납금 논란, 유병재 패러디

새누리당 대구 수성구 예비후보로 등록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대구 택시 수를 줄일 것을 제안해 새누리당 텃밭인 대구에서 첫 야당 의원이 탄생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택시를 직접 몰며 민심을 탐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경기도지사 시절이던 2009년 경기도 택시 면허를 취득해 수원, 의정부 등에서 1일 택시기사로 민생 체험에 나선 것을 시작으로 2011년에는 서울시 면허를 취득해 서울 택시를 몰며 민생체험을 했다. 서울시장에 욕심이 있었나

2014년, 그는 경기도지사 불출마를 선언하고 9월 초 대구시 택시 면허를 취득한다. 3일간 대구에서 택시를 몰며 선거 운동 민심 탐방에 나섰는데 적자를 입었다고 한다(...).

2015년 12월,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대구의 강남'이라 불리는 수성구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그리고 설 연휴를 앞둔 2016년 2월 4일, 이틀간 대구 일대에서 법인택시를 몰며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김문수 예비후보(출처: 트위터)

다음날, 그는 SNS에 이틀 동안 16시간 택시기사하고 사납금 19만 2천 원을 입금시켰더니 8만 원 담긴 급여 봉투를 받았습니다. 시간 당 5천 원 꼴이니 최저임금도 안 되네요.란 글을 남겼다.

사납금이란 법인택시기사들이 영업일마다 회사에 지불하는 일종의 차량 사용료로, 매출에서 사납금을 제외한 액수가 택시기사의 당일 수입이 된다.

택시회사들이 과도한 사납금을 요구하기 때문에 대다수의 법인택시기사들은 최저임금 이하의 임금을 받고 일한다. 김문수 예비후보도 매출의 70%를 사납금으로 지불했다.

김문수 예비후보(출처: 트위터)

사납금 이하의 매출을 올리면 택시기사들은 오히려 손해를 보는데 2년 전 그가 적자를 입은 것도 이 때문이다. 택시기사는 망해도 택시회사는 망할 수 없는 구조다. ^오^

하지만 김문수 예비후보는 트위터에 '대구 택시 너무 많아 감차(차량 수를 줄임)가 필요합니다.라고 제안했다. 즉, 임금이 부족하면 사납금이 아니라 택시 수를 줄이자. 이 분 배우신 분

지가 노오오오오오오력을 하지 않고 택시 수를 줄이자니 이 무슨 빨갱이같은 발상인가.

사실, 김문수 예비후보는 7~80년대 극좌파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1994년 전향, 민주자유당(현 새누리당)에 입당했다.

근데 대구시가 택시 허가를 남발해 공급 과잉인 건 사실이다(...). 전국적으로 택시가 과포화상태라 오히려 택시기사들이 감차를 요구하고 있다. 김문수 1승

유병재(출처: 페이스북)

문제는 택시기사를 착취하는 사납금 제도가 원칙적으로 불법이라는 것이다. 택시회사의 98%가 사납금을 요구하는데 노동운동가 출신의 국회의원 예비후보란 사람이 어떤 문제 의식도 못 느끼고 있다. 김문수 1승 1패

그러자 방송작가 유병재는 SNS에 이틀 동안 10시간 세배하고 부모님 용돈 드리고 조카들 세뱃돈 줬더니 5만원 담긴 세뱃돈 봉투를 받았습니다. 시간당 5천원 꼴이니 최저임금도 안되네요. 조카들 너무 많아 감원이 필요합니다.란 글을 올렸다(...).

김문수 예비후보가 등록한 수성구에는 김부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출마할 예정인데 새누리당 텃밭임에도 줄곧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중이다. 김문수 예비후보가 영호남 대화합의 상징이 될 지도 모르겠다.

김문수 전 지사의 택시기사 사진이 참 잘 어울리는데 이참에 전업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