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광원 국민의당 인천연수을 후보, 야권 단일화 경선 불복

20대 총선을 2주일 앞둔 2016년 3월 29일, 인천 연수을에 출마한 국민의당 한광원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어 더불어민주당 윤종기 후보에게 야권단일화를 제의한다.

그는 어부지리격으로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가능성이 높아진다면서 '더 이상 회피하지 말고 야권단일화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실제로 중부일보 의뢰로 3월 28일 리얼미터가 실시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민경욱 후보가 40.5%를 차지, 27.5%의 윤종기 후보와 11.6%에 그친 한광원 후보를 따돌렸다. 정의당은 더민주와 단일화한 상태다.

한광원 후보는 '경선에서 패배한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운동을 끝까지 도울 것'도 제안했다.

4월 3일, 한광원 후보와 윤종기 후보는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에 잠정 합의한다. 당명을 넣은 여론조사 결과를 40%, 이름과 경력만 넣은 여론조사 결과를 60% 반영하기로 했다.

하지만 다음날, 한광원 후보가 '국민의당 입장에서 불리하다'며 이름과 경력을 넣은 여론조사만 실시할 것을 요구했고 윤종기 후보가 이를 수용하면서 단일화에 최종 합의했다. 단,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윤종기 후보(출처: 연합뉴스)

그리고 6일 밤, 윤종기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승리하면서 20대 총선 첫 야권 단일 후보로 선출됐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한광원 후보 측은 기자회견을 열어 '윤종기 후보가 경선 합의규칙을 깼다'면서 단일화 무효를 선언한다.

경선 완료 때까지 언론보도를 하지 않기로 합의했는데 윤종기 후보가 기자들에게 '내일 경선하기로 했고 결과는 저녁쯤 나온다'고 공개해 한광원 후보가 국민의당 후보로 알려지면서 여론조사에서 손해를 봤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당은 친노패권주의에 불임 정당인 더민주를 심판하고 안철수의 새정치를 실현해 녹색돌풍을 일으키고 있는데 왜 소속 정당이 알려진 것이 손해지?

안철수 대표와 한광원 후보(출처: 트위터)

게다가 합의규칙을 깼다면 바로 문제 제기를 했어야지 왜 이제와서 땡깡인가. 내가 질 리가 없는데 어떻게 된 거지? 그래, 경선 사실을 알려 줬기 때문이야!

결정적으로 한광원 후보 또한 5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경선 여론조사 기간을 공개하고 자신이 선출되기 위한 응답 방법까지 알려 줬다. 즉, 니가 경선 사실을 공개한 것은 합의 규칙 위반이고 나님이 응답 방법을 가르쳐 준 건 선거운동이다.

한광원 후보가 서명한 합의문에는 어떤 이유로도 파기할 수 없으며 패배한 후보는 즉시 후보를 사퇴한다고 명시돼 있다. 경선 합의문도 안 지키는 주제에 공약을 잘도 지키겠다.

하지만 그는 지역주민들에게 [단일화무효]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합의 사항 위반으로 무효되었습니다란 문자를 살포하는 새정치를 보여 줬다.

<시사인천>의 해명 요구에 한광원 후보 측은 버로우했고 국민의당 측은 '전화가 많이 오고 있어 난처한 상황이다'며 쓸쓸히 답했다. 한광원 후보는 자신의 블로그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한광원 후보의 경선 안내 포스터(출처: 페이스북)

국민의당이 말하는 야권단일화는 국민의당 후보로 단일화다. 후보 등록을 포기한 사람들을 제외하고 단일화 사례가 단 한 건도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광원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에 힘입어 국회에 입성한 '탄돌이'이지만 친노패권주의를 심판하는 국민의당 창당발기인으로 참여해 현재 인천시당 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2012년 대선에서 선대위 조직특보를 맡았으나 대선 하루 전날, 한 여성이 젖가슴에 '투표하세요. 12·19'란 문구를 적어 유두까지 노출한 사진을 카톡으로 공유한 사실이 드러나 사퇴한 바 있다(...).

한광원 후보의 경선 불복 덕택에 어부지리격으로 새누리당 후보의 당선가능성은 더욱 높아졌고 광야에서 죽을 사람이 한 명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