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호남 압승, 더민주 참패 이유

20대 총선에서 승리한 더불어민주당이 안방인 전라도에서 국민의당에 대패했다.

선거 전부터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전라도를 두고 치열한 싸움을 벌였다. 하지만 개표 결과 더민주는 광주 전멸(...), 전남 1석, 전북 2석, 총 3석을 차지하는데 그쳐 23석을 차지한 국민의당에 완패했다.

새누리당조차 전남과 전북에서 1석씩 총 2석을 차지했기 때문에 더민주의 경쟁자는 국민의당이 아니라 새누리당이었던 것이다(...).

국민의당은 호남 기득권 세력과 새누리당 쩌리들이 주축이 된 애국보수 정당으로 과거 충청도 지역당이었던 자민련, 자유선진당과 비슷한 컨셉이다.

반면, 정의당, 노동당, 녹생당, 민중연합당 등 좌파 정당이 궤멸되면서 전라도는 근 60년 만에 빨갱이 동네의 오명을 벗고 애국보수의 중심지로 거듭나게 됐다.

전라도의 소울메이트 경상도는 총 13명의 좌파 후보들을 당선시키며 빨갱이 동네로 전락했다.

더민주는 부산 5석, 대구 1석을 포함, 총 9석을 차지했고 대구에서 당선된 무소속 홍의락 후보도 복당이 확실시 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정의당도 창원에서 1석을 차지했으며 특히 울산에서 당선된 무소속 윤종오, 김종훈 후보는 통진당 시즌 2인 민중연합당 입당이 유력하다.

더민주의 경상도 의석 수가 전라도를 앞지른 건 이번이 최초로 무려 세 배나 많다(...). 더민주의 표 셔틀 전라도가 국민의당으로 갈아탄 이유는 뭘까.

첫째는 지역이기주의다. 과거 충청도가 충청도당인 자민련을 지지했던 것처럼 전라도는 호남정치 복원(...)을 내세운 국민의당을 지지했다는 분석이다.

둘째, 노무현 정부 호남홀대론이 먹혀들었다. 박지원, 천정배, 박주선, 김동철 의원 등 호남팔이들은 '노무현, 문재인이 호남을 홀대했다'는 괴담을 유포하며 국민의당 지지를 호소했다.

출처: 뉴스1

과거 경상도 애국보수들이 '전라도 주유소에서는 김대중 만세 삼창하지 않으면 기름을 안 넣어 준다(...)', '김대중이 대통령 되면 대구 통장까지 전라도 출신들이 해 먹는다(...)'라는 괴담을 퍼트린 것처럼 말이다.

셋째, 지역 맹주들이 대거 국민의당으로 갈아탔다. 박지원, 주승용, 유성엽 의원은 무덤에서 출마해도 당선될 사람들이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할파고 김종인 대표의 인공저능 정무적 판단이다.

더민주는 국민의당 창당 이후 전라도에서 줄곧 열세였다가 테러방지법 반대 필리버스터로 팬들이 결집하고 국민의당이 통합 논란으로 분열되면서 지지율을 리얼미터 기준, 38.9 대 31.8%로 역전시켰다.

그러나 김종인 대표가 정청래, 전병헌, 이해찬 등 경쟁력 있는 의원들을 차례로 컷오프시키자 34.3 대 36.3%으로 재역전당했고 정의당도 3.2%p 상승했다.

여기에 비례대표 공천 파동이 불거지며 쐐기를 박았다. 비례대표에 욕심 없다던 김종인 대표는 2번에 셀프공천하고, 비대위가 비례대표 명단을 애국보수와 측근들로 채운 뒤 칸막이투표로 당선시키려 한 것이다.

출처: 연합뉴스

중앙위원회의 반발로 비례대표 공천이 무산되자 김종인 대표는 선거를 불과 3주 앞두고 애새끼처럼 공천 안 주면 사퇴하겠다며 땡깡을 부린다. 더민주의 호남 지지율은 28.7%로 폭락해 국민의당과 차이가 10%p로 커졌고 녹색돌풍이 일어나면서 20%p로 벌어졌다.

하지만 문재인 의원이 투표 1주일을 남기고 처음 호남을 방문하자 더민주의 지지율이 6%p 치솟았다. 김종인 일당은 문재인 의원의 호남 방문을 극구 만류해 왔다.

전라도 선거구 공천도 개막장이었다. 정치 신인 양향자 후보를 천정배 의원같은 거물과 붙히고 '청년 DJ'라며 전략공천한 정준호 후보는 문재인 의원의 대권 출마 포기를 요구하며 삼보일배했다(...).

물론, 3선의 우윤근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에서 듣보에게 참패하고 2선의 이용섭 비대위원도 국정원 여론조작 사건의 내부고발자란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없는 권은희 의원에게 7%p 차이로 패한 걸 보면 전라도 정치팬들이 더민주에 등을 돌린 게 맞다.

정리하면 더민주의 전라도 참패는 우리가 남이가와 할파고의 합작품인데 생각만큼 나쁜 일은 아니다.

중도 애국보수 국민의당과 애국보수 새누리당이 전라도를 석권하면서 호남인들은 빨갱이란 누명을 벗게 됐고 더민주는 전국정당이란 이미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할파고 큰 그림

근데 전라도는 왜 맨날 한 놈만 찍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