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당권 2: 조선일보 문재인 회동 보도

전편에서 계속.

물론, 김종인 대표를 지지하는 친노도 있었다. 강병원 당선자는 '당을 일치단결시켜 대선 후보를 보호해 줄 사람은 김종인 대표 밖에 없고 그의 리더십은 이번 총선을 통해 검증됐다'고 극찬했다

실제로 김종인 대표는 야당에 대통령감이 없다고 일축했으며 선거기간 당무를 거부하는 리더십을 보여 줬다.

총선 이튿날, 김종인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 '그때 가서 볼 일이지 미리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간을 봤다.

하지만 정신을 차렸는지 바로 다음날 '의원들 이름도 다 모른다(...)'면서 '더민주에 오래 몸담지도 않았고 조직과 세력도 없는데 대표 경선에 나선다는 것은 상식과 맞지 않는다'고 출마설을 부인했다.

그런데 합의추대에 대해서는 '대선 전까지 당의 수권 능력을 키워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는 강한 소명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묘한 답변을 한다. 대선 전까지 대표를 하고 싶다

김종인 대표(출처: 연합뉴스)

의원들 이름도 모르고, 더민주에 오래 몸담지도 않았고, 조직과 세력도 없는 할배가 당의 수권 능력을 키울 수 있나 보다.

그는 '합의추대를 기대하고 있다는 소리를 할텐데 그런 얘기를 듣는게 제일 싫은 사람이다'라면서도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 볼 문제다'라며 절대 부정은 하지 않았다.

2월 말 총선 승리 이후 내 역할은 더 이상 없다고 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근데 비례대표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했다가 2번에 뙇!하고 셀프공천했다.

또, '기존 정체성을 고수하려는 사람들을 배후에서 조정할 능력을 가진 사람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도 중요하다. 대통령이 되고 싶은 사람은 당이 그렇게 가지 않도록 노력해 줘야 한다'며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했다. 재인이가 합의추대해 조 >_<

짜장면을 먹는 정청래 의원

합의추대론이 부상하자 총선에서 공천 배제된(...) 정청래 의원이 피꺼솟해 '셀프공천에 이어 셀프대표는 처음 들어보는 북한식 용어'라고 저격했다.

이어 '부정부패 비리혐의자는 공천에서도 배제한다'며 '돈 먹고 감옥 간 사람은 당 대표 후보에서 원천 배제해야 한다'고 칼춤을 췄다. 김종인 대표는 1993년 동화은행으로부터 2억1000만 원의 뇌물을 받아 집행유예를 선고 받고 의원직을 상실한 바 있다.

유력 당권 주자들 역시 반발했다. 김진표 당선자는 '추대하더라도 전당대회를 거치는 것이 정도'라 말했고 김부겸 당선자도 '절체절명의 상황이 아니면 추대하는 경우가 없었다'고 거들었다.

송영길 당선자는 '김종인 추대론은 제2의 셀프공천'이라며 '당이 망하는 길'이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더민주 당헌에 따르면 누구라도 출마 의사를 밝히면 합의추대는 불가능하다.

손학규계 김영춘 비대위원은 '경선은 불가피할 것', 정성호 비대위원도 '민주적인 정당에서 가능할 것인지 의문'이라는 등 김종인 대표가 임명한 비대위원들조차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김종인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출처: 뉴스1)

그러자 김종인 대표는 '그런 얘기를 하는 것 자체가 불쾌하고 나는 내 갈 길을 갈 테니 쓸데없는 말을 말아야 한다'며 태세전환하더니 갑자기 문재인 전 대표를 불러 단둘이 저녁 식사를 갖는다.

선거 때 서로 고생했다며 덕담을 나누는 자리였다. 문재인 전 대표는 '합의추대는 어렵다'고 말했고 김종인 대표도 '내가 합의추대를 말한 적이 없고 가능하다고 보지도 않는다'고 동의했다.

문재인 전 대표가 경선 출마 의사를 묻자 김종인 대표는 '당권에 별로 관심이 없다'면서 '전당대회같은 것을 해서 패거리 싸움을 한다면 그것으로 끝이 난다'고 경고했다. 나 당 대표 시켜 조 >_<

술도 마시고 좋게 헤어졌지만 당일 밤, 김종인 대표는 측근을 통해 '문재인 전 대표가 김종인 대표에게 경선을 하실 수 밖에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고 조선일보에 흘린다.

언뜻 문재인이 김종인에게 당 대표 경선 출마를 권유한 듯한 뉘앙스다. 그러자 기자들이 문재인 전 대표를 찾아가 해당 보도에 대한 확인을 요청한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