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재 어버이연합 패러디 동영상, 추선희 고소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2016년 5월 7일, 방송작가 유병재는 어버이날을 주제로 <고마워요, 어버이>란 동영상을 제작해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올렸다.

영상에서는 '매일 입대하시는 어버이에게는'이라는 나레이션과 함께 유병재의 극중 아버지(이하 어버이)가 군복 차림에 가스통을 들고 외출한다.

군복은 <고엽제전우회>, <재향경우회> 등 애국보수 할배들이 시위 현장에서 교복처럼 입는 것으로 단체에 따라 디자인이 조금씩 다르다.

가스통은 북파공작원 전우회인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가 2002년 길거리 한복판에서 가스통에 불을 붙이고 시위를 한 이후 반공 할배들의 상징이 됐다.

2010년 <고엽제전우회>가 승합차에 가스통을 매달고 참여연대에 돌진했고(...) 2013년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가 주최한 '통진당 이석기 의원 규탄 대회'에도 가스통이 등장했다. 가스 배달하냐

영상에서 '일당 2만 원 전부 주신 어버이에게는'이라는 나레이션 뒤 유병재가 어버이로부터 2만 원을 뺏아 가는데 어버이연합 등이 탈북자들에게 일당 2만 원을 주고 집회에 동원한 것을 패러디한 것이다. 어버2만원연합

영상에서 어버이는 'old soldiesrs naver die'라는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한다.

과거 어버이연합이 '노병은 죽지 않는다'의 원문인 'Old soldiers never die'를 'Old soldiers naver die'로 잘못 표기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근데 'naver die'를 직역하면 '네이버 죽어라'가 된다(...). 어버이연합 팀킬

naver는 초록색인데?(출처: 연합뉴스)

어버이는 '종북좌파 언론 이 새끼들이 우리들을 왜곡보고했대. 이 개새끼들이! 빨갱이 새끼 아니야'라면서 흥분하지만 '뭘 왜곡했냐'는 질문에 '몰라. 뭘 왜곡했대'라고 힘 없이 답하는데 아래의 실제 인터뷰를 패러디한 것이다.

어리버리연합 전경련의 어버이연합 자금 지원 의혹을 보도한 <시사저널>을 규탄하는 어버이연합 집회에서 촬영한 것으로 패러디와 구분이 가지 않는다(...).

동영상 마지막에 등장하는 사리곰탕 컵면참치캔도 눈길을 끈다.

아래는 2012년 어버이연합 회원들이 식사 자리에서 사리곰탕 컵면을 먹고 있는 사진이다.

출처: 한겨레

2012년 1월, 어버이연합은 명절을 맞아 회원들을 위해 참치캔 선물세트를 마련했다. 근처 종묘공원에서 원정오는 할배들이 많다 보니(...) 어버이연합 회원증 소지자에게만 참치캔을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회원증을 지참하지 않은 한 할배가 '개새끼'라고 항의하며 멱살잡이로 번졌고 다른 할배들도 끼어들면서 어버이연합 사무실에는 공성전이 일어났다.

<고마워요, 어버이> 동영상은 총 8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으나 어버이연합 추선희 사무총장이 피꺼솟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 통진당 규탄 시위(출처: 오마이뉴스)

어버이연합이 군복을 입거나 가스통을 들고 시위를 벌인 적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군복과 가스통은 어버이연합이 아닌 다른 애국보수단체를 패러디한 것으로 유병재는 '어버이'라고 했을 뿐 어버이연합을 지칭한 적이 없다.

어버이연합 측은 '일당을 받고 시위에 동원되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시위에 참석한다'고 항변했다. 추선희 사무총장이 탈북자들에게 일당 2만 원 줬다고 시인했는데 뭔 소리여.

이어 '어버이연합을 조롱거리로 만들어 어버이날을 앞둔 어버이연합 회원들에게 모멸감을 안겨주었다'며 분노했다. 어버이연합도 모멸감을 느낄 줄 아는구나

캬~ 지들은 세월호 유가족 단식투쟁할 때 폭식투쟁으로 조롱했으면서 지들 패러디했다고 발끈한 것 보소.

유병재가 피소됐다는 소식이 보도되자 해당 동영상은 조회수가 20만이나 늘었다. 어버이연합의 노이즈마케팅

추선희 사무총장은 4월 24일 이후 휴대폰을 착신 정지하고 잠적해 한때 빨간 마티즈 차량에서 발견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고소까지 한 걸 보면 아직 살아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