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리, 경희대 마이리틀여혐 토크쇼 취소, 입간판 훼손

2016년 5월, 경희대 총여학생회는 방송인 서유리를 초대해 <마이 리틀 여혐>이란 토크쇼를 기획했다. '여혐러 퇴치'를 주제로 서유리가 고정 출연 중인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패러디한 것이다.

총여학생회는 '사이다 같은 여혐대응법을 알려 주겠다'며 여혐 사연을 보내 줄 것을 부탁했고 상품으로 자궁경부암 백신 무료접종권(...)을 내걸었다. 아래는 총여학생회가 제시한 여혐 사연의 예다.

  • 여자 애가 기가 세서 결혼이나 하겠니.
  • 오빠/남동생 밥 좀 차려 줘라.
  • 그렇게 화장하면 남자들이 안 좋아해.
  • 난 남자라서 괜찮지만 넌 여잔데 살 좀 빼라.
  • 노출이 있는 옷을 입으면 느껴지는 아저씨들의 시선
  • 여자치고 술 잘 먹네

(...) 저건 여혐이 아니라 성차별, 고정관념 아닌가? 여자를 혐오한다면 왜 노출있는 옷을 입었다고 쳐다보겠나. 솔까 아저씨들이 쳐다보니까 기분 나쁜 거지 송중기, 유승호, 에릭남이 쳐다봐도 기분 나쁠까. 송중기도 아저씨

'여자 애가 기가 세서 결혼이나 하겠니'는 여성에게만 부드러움을 강요하는 명백한 성차별이다. '남자가 째째하게'가 남자에게만 포용을 강요하는 성차별이듯 말이다.

'오빠/남동생 밥 좀 차려 줘라'도 성차별이다. 밥은 지 손으로 차려 먹자.

서유리(출처: 서유리 인스타그램)

'그렇게 화장하면 남자들이 안 좋아해'라는 드립은 여자가 남자를 위해 외모를 가꾼다는 남자들의 착각에서 기인한다. 자기 만족과 여자들에게 과시 목적으로 외모를 가꾸는 여자들도 많다.

근육맨들이 자기 만족과 남자들에게 과시 목적으로 근육을 조지는 것처럼 말이다. 근데 여자들도 '여자들은 저런 근육 안 좋아해'라고 한다(...).

'난 남자라서 괜찮지만 넌 여잔데 살 좀 빼라'는 건 내로남불이다. 남자라도 전혀 안 괜찮다. 돈 많으면 괜찮다 혼자 살아도 괜찮다

'여자치고 술 잘 먹네'란 말은 평균적으로 여자가 남자보다 술을 못 마시기 때문이다. 알코올 분해 능력은 몸무게와 근육량에 비례하는데 평균적으로 남자가 몸무게, 근육량 모두 여자보다 많다.

알코올을 희석시킬 수 있는 수분과 알코올의 신진대사를 돕는 효소의 양 또한 남자가 많다. 근데 술 잘 마셔서 뭐가 좋냐. 배 나오고 쌈박질이나 하지(...).

'마이 리틀 여혐' 홍보 포스터(출처: 서유리 인스타그램)

여혐을 성토하는 총여학생회가 여혐의 뜻을 잘 모르는 것 같다(...).

홍보 포스터에는 '여혐러에게 고하는 사이다 토크쇼'라는 문구와 함께 서유리의 사진이 뙇! 박혀있는데 페미 열사의 아우라가 느껴진다.

한 마초 열사는 토크쇼 홍보용 서유리 입간판에 '그렇게 화장하면 남자들이 안 좋아해(...)'라는 낙서를 남겼고 다른 열사는 신발로 밟기까지 했다. 키보드 열사들도 '서유리가 메갈'이라며 흥분했고 트위터로 몰려가 쌍욕을 하며 꾸짖었다.

논란이 커지자 서유리는 '저는 양성평등주의자이고 남녀 모두 평등을 위해 힘을 모았으면 한다'며 '여학우들의 생각도 들어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다 싶어 출연을 수락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토크쇼 홍보 문구는 주최 측에서 만든 것이다. 계속 욕을 먹어 스트레스를 받아 탈모(...)가 생길 정도다. 부탁이니 토크쇼 내용을 듣고 판단 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녀는 '포스터가 자극적이라 생각은 했으나 대학교 행사 포스터들은 자극적인 경향이 있어 그냥 이해했다'면서 '학내의 정치적인 사안으로 끌고 가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서유리의 입간판에 쓰여진 낙서(출처: 트위터)

하지만 마초 열사들의 다구리가 계속되자 서유리는 법적대응의 뜻을 밝혔고 열파참! 경희대 총여학생회는 '서유리 씨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며 토크쇼를 취소했다.

방송인은 이미지를 먹고 사는데 논란이 너무 커지고 출연 중인 <마이 리틀 텔레비전>까지 엮일 수 있어 서유리가 발을 뺀 것으로 추정된다.

서유리의 그간 발언을 보면 메갈은 커녕 남자들이 좋아하는 개념녀에 가깝기 때문에 토크쇼도 유쾌하게 풀어갔을 것 같지만 포스터에서 어그로를 끌면 어쩌자는겨.

그런데, 서유리의 의도와 상관 없이 주최 측이 토크쇼에서 여혐몰이를 했을 가능성도 있다.

경희대 총여학생회는 2006년 서정범 경희대 명예교수가 성폭행 누명을 쓰고 고소됐을 당시 언플과 시위로 학교 측을 압박해 직위해제 처분을 받게 한 것으로 악명 높기 때문이다. 총여학생회는 무고란 사실이 밝혀진 후에도 끝까지 사과를 거부했지만 60.7%의 찬성으로 재신임됐다. ^오^

사회에 만연한 여성 경시 풍조와 남성 위주 문화, 인터넷 상의 여혐 현상에 대해 진지한 토론이 필요한 건 분명하다.

하지만 지금처럼 꼴페미들이 토론을 주도하면서 닥치는 대로 여혐으로 몰면 남자들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 대화 상대를 적으로 간주하는데 어떻게 토론이 되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