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손병관 기자, 김정숙 씨·김윤옥 여사 사건, 59%

오마이뉴스 손병관 기자가 문재인 대통령의 아내 김정숙 여사의 호칭 문제로 구설수에 올랐다.

손병관 기자는 <"이사 갑니다"... 문재인 부부, 홍은동 주민들과 '작별'>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김정숙 여사의 청와대 관저 이사 소식을 전했다. 김정숙 여사가 주민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빌라 경비원과 악수한 얘기를 다루는 등 호의적인 기사였다.

그런데 해당 기사는 대통령의 아내를 여사로 지칭하는 관례와 달리 김정숙 여사를 김정숙 , 또는 김 씨로 지칭했다. 그러자 일부 문재인 팬들이 '왜 김정숙 여사가 아니라 김정숙 씨인가'라며 손병관 기자에게 문제를 제기했다.

손병관 기자는 다음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마이뉴스는 이명박 대통령 재임 시절에도 그의 부인을 김윤옥 씨로 지칭했다. 8, 9년 전에 편집국 내부 논의를 거쳐 격론 끝에 정해진 회사의 정책'이라고 해명했다. 실제로 2009년 이후로는 손병관 기자는 김윤옥 '여사'라 지칭한 적이 없고 오마이뉴스도 주로 김윤옥 '씨'라고 표기했다.

그는 "그렇다고 새누리당 사람들로부터 '왜 영부인이나 여사로 쓰지 않냐?'는 항의를 받은 기억도 없다"고 일침했다. 새누리당 사람들은 오마이뉴스를 안 읽겠지. 이어 '대통령이 바뀌었는데 (호칭 문제를) 어떻게 할지 기사를 쓰기 전 당직 중이던 편집기자와 상의해 일단은 그대로 가기로 결론내렸다'고 덧붙였다. 오마이뉴스는 영부인 호칭을 대통령 봐 가면서 결정하나 보다.

손병관 기자(출처: 업코리아)

손병관 기자는 '대통령 부인을 영부인으로 부르는 시대는 지났다는 것에 포괄적인 공감대가 형성된 듯하니 패스'라며 "'여사도 전근대적 용어다'와 '그래도 대통령 부인에게 씨는 너무 가볍다'로 나뉘는 느낌"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영어권 국가에는 대통령 부인을 지칭하는 표현 자체가 없는 것으로 안다'라면서 '대통령 부인에 대한 적절한 호칭을 찾아주려는 시도 자체가 서열이나 의전을 중시하는 동양적인 사고방식의 발현은 아닌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어권 국가에서는 대통령 부인을 퍼스트 레이디(First Lady)라 부른다. 퍼스트 레이디는 첫번째 여자입니다

손병관 기자는 '아무런 공직이나 사회적 직책이 없는 사람을 ‘~씨’라고 부르거나 그렇게 불리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누군가 나를 부를 때도 ‘기자님’ 또는 ‘손 기자’라고 불러줄 때가 가장 흡족하다"면서 '나를 ‘손병관 씨’라고 부르는 상급자가 있지만 날 하대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손병관 기자님은 김정숙 씨보다 상급자였던 것.

손병관 씨는 '우리 사회의 작은 적폐 중 하나가 호칭 인플레라고 생각한다. 동네 구멍가게를 해도 사장님으로 불러줘야 직성이 풀리고 신입사원이 영업을 나가도 대리나 과장 명함이 붙어야 거래처로부터 무시를 안 당하는 풍토'라고 개탄했다. 우리 손병관 기자님은 구멍가게 사장은 사장 취급도 안 해 준다.

김정숙 여사(출처: 연합뉴스)

이어 '전직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권양숙 님은 재단 이사장이라도 하니 이사장이라는 직책을 붙인다. 그렇다고 김정숙 님이 전두환 부인 이순자 씨처럼 재임 중에 <새세대심장재단>같은 걸 만들어 이사장으로 취임할 수도 없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호칭 인플레가 적폐라면서 왜 또 직책을 붙이래?

그는 "기사 제목도 아직 취임 초라서 대통령 된 분의 이름을 더 각인시키는 게 낫다는 판단에 ‘대통령 부부’ 대신 ‘문재인 부부’라고 썼다. 대통령의 권위나 국민들의 믿음은 이런 자잘한 호칭에서 나오지 않는다"라며 글을 맺었다.

오마이뉴스의 편집 방향을 존중한다. 틀린 것이 아닌 다름의 문제니까. 하지만 '오마이뉴스는 탈권위를 위해 영부인을 여사 대신 씨로 지칭한다'라고 한 줄로 설명하면 끝날 일을 왜 저리 자기방어적으로 사족을 붙여 일을 키우는지 모르겠다.

문재인 팬들은 손병관 씨의 페북과 문제가 된 기사로 몰려가 항의했다. 오마이뉴스는 운동권 성향이라 민주당 경선 때부터 줄곧 반 문재인 스탠스였기 때문에 문재인 팬들과는 사이가 영 좋지 않다.

참고로 손병관 씨에게 '우리는 내부 방침으로 당신 같은 분들을 기레기 새끼로 부르기로 결정했습니다'란 트윗을 날린 이승훈이란 사람은 SBS 이승훈 PD가 아닌 동명이인이다.

손병관 기자의 새 프로필 사진(출처: 손병관 페이스북)

논란이 커지자 손병관 씨는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을 문재인 대통령과 찍은 사진으로 교체해 문재인 팬들을 조롱했다. 그는 당분간만 프로필 사진 바꿉니다. 59% 국민 여러분, 양해해주세요^^라는 설명을 붙였는데, 유권자의 59%가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하지만 59%의 절대 다수(자유당 + 바른정당 + 국민의당 절반)이 오마이뉴스를 빨갱이 신문이라 생각하고 오마이뉴스가 물고 빠는 운동권은 한 자리 수에 불과하다.

요즘 문재인 팬들이 너무 달리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오마이뉴스의 주독자층이 야권 정치팬이고 그중 다수는 문재인 팬이다. 본인 뿐만 아니라 회사의 밥그릇이 걸려 있는데 왜 저래 초딩같이 대응하는지 노이해.